朴 “출마선언문, 국민 눈높이서 소프트하게”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10일 03시 00분


코멘트

■ 10일 ‘소통’ 출정식

10일 대선 출마를 선언하는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선언문에 담을 내용을 놓고 막판까지 고심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선 캠프의 한 핵심 인사는 9일 “지난 주말 실무진에게서 넘겨받은 초고를 박 전 위원장이 직접 손을 보고 있다”며 “초고와 비교해 상당히 많은 부분이 바뀌고 있어 섣불리 내용을 예측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박 전 위원장은 실무진에게 “가급적 소프트하게 국민의 눈높이에서 출마선언문을 쓰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실무진은 12세에 청와대에 들어가 20대에 아버지와 어머니를 잃은 뒤 정치인으로 홀로서기를 하기까지의 인생 스토리를 담아 박 전 위원장이 꿈꿔 온 나라를 풀어 내는 선언문을 작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 피해를 본 이들에 대한 사과를 담은 ‘과거와의 화해’ 부분도 자연스레 언급할 가능성이 높다. 선언문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변화, 행복, 희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선의 슬로건인 ‘내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에 맞게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국민 삶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시하고 “모두가 노력하면 꿈을 이룰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10일 오전 10시부터 70분 동안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진행되는 출정식 행사도 ‘열린 광장’의 콘셉트에 맞춰 국민 의견을 반영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행사에 참여한 이들에게 빨간색 엽서를 나눠 주고 박 전 위원장에게 건의하고 싶은 내용을 쓰게 하는 식전행사를 마련했다. 박 전 위원장은 선언문을 낭독한 이후 빨간 엽서에 담긴 내용을 직접 읽고 향후 행보나 공약에 이를 반영할 예정이다.

박 전 위원장은 8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그동안 각 지역에서 자신의 삶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오히려 저에게 용기를 주시고 손을 잡아 주시며 위로해 주시던 분들을 다시 뵙고 싶습니다”라며 행사 참여를 호소했다. 하지만 국회의원 등에겐 초청장을 보내거나 참여를 독려하지 않았다.

박 전 위원장은 출마 선언 다음 날인 11일부터 지방을 돌아다니며 현장과 정책을 접목할 예정이다. 한 캠프 관계자는 “박 전 위원장이 준비한 정책 콘셉트와 그에 맞는 현장을 찾아가 본인의 구상도 일부 밝히고 국민의 의견을 받는 자리를 마련할 것”이라며 “당의 후보로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한 이후에도 다양한 정책을 선보이며 준비된 후보로서의 면모를 보여 야권 후보와 차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비박(비박근혜) 주자들의 불참으로 경선이 관심을 끌지 못할 수 있지만 국민과의 직접 소통과 정책 발표로 커버하겠다는 전략이다. 소통 형식도 기존의 전문가 간담회 형식을 탈피하고 정책 타깃이 되는 현장에 찾아가 즉석 토론을 벌이면서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본인의 의견을 밝히는 방식도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박근혜#출마선언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