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하는 일인데 왜 제가 가야 하죠?”… 문재인 딸, 17일 대선출정식에 참석안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6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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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아저씨 가족들 보셨잖아요? 전 그게 너무 눈물 나고 슬프고 무서워요. 아버지의 결정을 저는 싫지만 이해하고 인정합니다. 하지만 저와 제 아이, 그리고 우리 식구들이 그렇게 되길 바라지 않아요.”

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캐리커처)의 딸이 17일 열리는 아버지의 대선 출마 출정식에 참석하지 않는 이유다. 이날 오후 5시 경희대 평화의전당에서 열리는 ‘스피치 콘서트’의 기획자 탁현민 성공회대 교수는 14일 자신의 트위터에 글을 올려 “문 후보의 가족을 (행사에 참가하도록) 설득하는 데 실패했다”며 문 고문의 딸과 나눈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문 고문은 부인 김정숙 씨와의 사이에 1남 1녀를 두고 있다.

탁 교수는 문 고문에게 가족이 함께하는 콘서트를 기획한 배경에 대해 “가족들이 지켜봐 주고 그가 떨리는 목소리로 선언을 마치면, 그 모습이 어떤 화려한 출마 행사보다 의미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문 고문은 “우리 가족은 아마 각자 선택해야 움직일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탁 교수가 문 고문의 딸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콘서트의 취지를 설명하며 참석을 부탁하자 딸은 “그건 아버지의 결정이고 아버지가 하는 일인데 왜 제가 거기 나가야 하죠?”라고 반문했다. “아버지 출마도 개인적으로는 반대고 저의 사생활이 노출되는 것은 더더욱 싫다”며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딸은 이어 “아버지가 얼마나 어려운 결정을 내렸는지 아시지 않나요? 또 그 아버지가 어떤 분인지도 알고 계시잖아요?”라고 되물은 뒤 “아버지가 절대 자길 위해서 나서고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안다. 하지만 그건 아버지의 일이다. 아버지는 단 한 번도 가족에게 무엇인가를 강요하거나 따르라고 한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탁 교수는 “그래도 한 번만 나와 달라. 대의라는 게 있지 않나?”라고 설득했다. 하지만 딸이 노 전 대통령의 가족 얘기를 꺼내는 순간 탁 교수는 더이상의 설득을 포기했다고 한다.

문 고문 측은 14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부인과 아들은 콘서트 출연을 계속 검토 중”이라며 “출연을 거부한 딸도 어려운 길을 가는 아버지의 선택을 이해하고 존중한다”고 말했다.

문 고문은 17일 경희대에서 열리는 ‘스피치 콘서트’에 앞서 이날 오후 2시 서울 서대문 독립공원에서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 문 고문 측은 “서대문 독립공원은 수많은 독립투사와 민주인사들의 애국정신이 숨쉬는 곳”이라며 “서대문 구치소로 불렸던 이곳은 문 고문 자신이 대학시절 민주화 운동으로 옥살이를 했던 곳”이라고 밝혔다.

[채널A 영상]대선후보 집중분석 ② 문재인의 잠재력은 무엇?

이남희 기자 irun@donga.com
#문재인#대선출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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