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싸움에 갇힌 새누리… 집단시위 vs 의총요구 勢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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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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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 룰을 둘러싼 친박(친박근혜)과 비박(비박근혜) 진영의 갈등이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다. 12일 서울 여의도 당사 앞에선 비박 대선주자들이 주장하는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 도입을 지지하는 단체 회원들이 집단시위를 벌였고, 친박계는 의원총회 소집을 검토하는 등 본격적인 세력 대결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

비박 지지자들 “완전국민경선 수용하라” 당사앞 시위 새누리당이 대선 경선 룰 논란으로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완전국민경선제 쟁취를 위한 국민행동’ 소속 회원들이 12일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국민경선제
 수용을 요구하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비박 지지자들 “완전국민경선 수용하라” 당사앞 시위 새누리당이 대선 경선 룰 논란으로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완전국민경선제 쟁취를 위한 국민행동’ 소속 회원들이 12일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국민경선제 수용을 요구하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완전국민경선제 쟁취를 위한 국민행동’ 소속 회원 100여 명은 이날 오전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로 몰려가 당 지도부의 경선 룰 논의 봉쇄에 항의하며 집단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당사 앞에서 피켓시위를 벌인 뒤 당 민원실을 찾아가 완전국민경선 수용을 촉구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전달했다. 조만간 서울광장 등에서 대규모 국민대회도 개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단체는 보수 성향의 100여 개 단체가 지난달 결성한 연합체로 지난주 국회에서 김문수 경기지사 측의 김용태 의원과 함께 완전국민경선 도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단체는 비박 진영과 무관하다고 주장하지만 당내에선 “비박 진영에서 사실상 동원한 것이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비박 대선주자들도 당 지도부의 경선관리위원회 출범 강행에 강력 반발하며 경선 불참 의사를 내비쳤다. 김 지사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 지도부가 ‘박심’(朴心·박근혜 전 비대위원장 의중)의 집행기구가 돼 있다”면서 “박심을 살피고 박심대로 밀어붙이려면 경선이 왜 필요한가. 이런 상태에서 경선을 한다는 게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재오 의원도 “이제 한 사람 눈치만 보지 말고 완전국민경선에 버금가는 룰 수정을 요구하든, 우리 요구를 받든 해야 한다”고 당 지도부를 몰아붙였다. 정몽준 전 대표도 트위터에서 “1970년대 ‘향수’가 당에 엄습하고 있다. 한 사람의 권력 욕심이 중도보수 전체를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처럼 비박 진영의 집중 공격을 받은 황우여 대표는 이날 경선 룰 논의기구를 만들기로 방침을 정하고 황영철 비서실장을 통해 비박 주자들에게 회동을 하자고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황 비서실장은 기자간담회에서 “경선 룰과 관련해 모든 후보가 요구하는 사항을 논의하는 기구가 만들어져야 한다”면서 “다만 어떤 방안이 가장 합리적인지 의견을 (비박 대선주자로부터) 충분히 전달받은 뒤 최고위원회의 논의 수순을 거칠 것”이라고 밝혔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한국여성유권자연맹 43주년 창립기념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준비하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한국여성유권자연맹 43주년 창립기념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준비하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그러나 정 전 대표 측 안효대 의원과 이 의원 측 권택기 전 의원, 김 지사 측 신지호 전 의원은 이날 저녁 긴급회동을 갖고 황 대표 제안에 대해 논의했으나 “황 대표의 제안은 진정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거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친박계는 완전국민경선 도입 여부에 대한 의원총회 소집을 검토하고 있다. 친박계 핵심 의원은 “비박 진영이 사람들까지 동원해 여론전을 벌이고 있다”며 “정정당당하게 의원총회를 열어 토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도 친박계인 이한구 원내대표가 의총 개최 문제를 놓고 원내 지도부와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당 내부가 극심한 내홍에 시달리고 있음에도 갈등 해결의 키를 쥐고 있는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여전히 입을 다물고 있다. 박 전 위원장이 경선 룰에 대해 밝힌 것은 4월 23일 “경기의 룰을 보고 선수가 거기에 맞춰서 경기를 하는 것이지, 매번 선수에게 룰을 맞춰서 하는 건 조금 말이 안 된다”고 한 게 마지막이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완전국민경선제#집단시위#비박#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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