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북’에 갇힌 정치권]“임수경 공천한 민주당 386세력도 책임… 성향 밝혀야”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6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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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절자 발언 논란’ 좌담회

새누리당 대선주자인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5일 임수경 민주통합당 의원이 탈북자 출신 대학생에게 폭언을 퍼부은 것에 대해 “매우 분명하고 노골적으로 자기 본색을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이날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남북청년행동 등 보수단체가 주최한 ‘임수경 의원 막말 논란 긴급좌담회-탈북자·북한인권운동가는 변절자인가?’에 예고 없이 참석했다. 김 지사는 자신이 과거 투옥 중에 미전향 장기수, 간첩들과 함께 생활했던 경험을 소개한 뒤 “내가 (대학에 입학한) 1970년 이후 40여 년 동안 이런 사람들과 생활하고 봐왔기 때문에 아는데, 이 말(임 의원의 발언)은 간단한 이야기가 아니다”라며 “취중이라고는 하지만 이 정도 말을 하면 (주체)사상에 굉장히 확신을 갖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그는 “임 의원의 발언을 보면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과 탈북자가 변절자라는 것인데, 도대체 무엇을 변절한다는 말인가”라며 “(종북 주사파에게는) 주체사상을 버리면 변절이라고 할 수 있고 조선인민공화국이나 수령을 비판하면 변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사파, 종북파들이 움직이는 방식은 매우 교묘하고 드러나지 않아 위험하다”며 “색깔론이 아니라 실제로 간첩이나 주사파들이 교묘한 방식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보통의 방식으로는 본색을 알아낼 수가 없다”고 우려했다.

김 지사는 북한 인권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내정 간섭’이라고 주장한 민주통합당 이해찬 의원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김 지사는 “인권문제를 두고 유독 북한에 대해서만 이렇게(내정 간섭이라고) 하는 것은 결국 북한의 권력자, 반인권적 권력을 사실상 옹호하고 지원하는 결과가 되며, 북한 인민의 인권을 탄압하는 데 동참하는 역사적 범죄행위”라고 질타했다.

이날 좌담회의 발표자들도 임 의원 발언과 종북 세력의 문제점을 성토했다. 고려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임 의원과 함께 학생운동을 하다가 전향한 최홍재 남북청년행동 대표는 “임 의원이 ‘하태경 의원이 새누리당으로 갔다고 해서 변절자라고 표현했다’고 한 것은 거짓말”이라며 “수령에게 충성하다가 (수령을) 비판하고, 물러나라고 하고,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것이 (주사파가 말하는) 배신과 변절의 의미”라고 꼬집었다. 이어 “임 의원을 공천한 민주당 내 386세력들에게 책임이 있다”며 “그들도 종북 성향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 뚜렷하게 이야기해야 한다”고 추궁했다.

탈북자 출신인 서재평 북한민주화위원회 사무국장은 임 의원의 발언에 대해 “탈북자들은 ‘깡패나 할 이야기를 의원이 했다’고 말한다”며 “얼마나 북한 체제에 대한 그리움과 고마움이 꽉 차 있었나를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이어 “임 의원이 1989년 평양을 방문했을 때 손을 잡았던 북한 주민들이 굶어죽어 땅에 묻혀 있다”며 “북한 정권을 대변하기 위해 남한에 사는 사람 같다”고 비난했다.

우평균 한양대 연구교수는 “진보라는 이름으로 좌파 이념이나 종북 세력을 숨겨왔던 현상이 더는 지속될 수 없는 상황에 온 것”이라며 “국민 자격도 없는 사람이 국민의 대표로서 의정활동을 한다는 것은 난센스”라고 지적했다. 그는 “각 당이 비례대표 선출 과정에서 검증을 강화하고 문제가 있는 당은 국고보조금 삭감 등 불이익을 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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