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의 혁신파와 당권파가 다음 달 새 지도부 선출을 앞두고 당권 경쟁에 돌입한 가운데 둘 사이에서 줄타기를 해온 NL계(민족해방계열) 비주류인 울산연합이 당권파 쪽으로 기우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당 세력 분포상 울산연합이 당권파와 손을 잡으면 지도부 경선에서 이길 가능성이 높다.
혁신파가 경기동부연합이 장악한 당권파의 극렬한 반대에도 이석기 김재연 의원 사퇴 요구와 출당 절차를 밟을 수 있었던 건 NL계 비주류인 울산연합과 인천연합이 힘을 보탰기 때문이다.
하지만 울산연합 출신 민병렬 혁신비상대책위 집행위원장의 최근 행보가 묘하다. 그는 30일 당권파가 만든 당원비대위 위원장인 오병윤 의원과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동안 만난 뒤 여의도에서 점심을 함께했다. 오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검찰로부터 당원명부 서버를 받아오는 문제를 협의했다”고 했지만 출당 및 당권 문제를 협의했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민 위원장은 25일 혁신비대위가 결정한 두 의원의 당기위 제소에도 비대위원 중 유일하게 반대해 강기갑 비대위원장을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당내엔 그가 최근 부산에서 이정희 전 공동대표를 만났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혁신비대위가 제명 절차 돌입 시기를 23일에서 25일로 늦춘 것도 “제명보다 정치적 해결이 우선”이라고 주장한 울산연합 때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연합 핵심인 김창현 전 울산 동구청장은 4, 5일 전국운영위원회에선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부정 투표구 몇 개만 발견돼도 전체가 무효”라며 혁신파의 손을 들어줬지만, 당권파의 당원총투표 주장 이후엔 ‘제안이 상당히 의미 있다’는 내용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울산연합의 이 같은 행보는 민주노동당 초기 주류였다가 경기동부연합에 밀린 울산연합이 당권 재탈환을 위해 경기동부연합과 교감을 시작한 것일 수도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