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투표 주민번호 13자리 일치 수십건… 통진 부정경선 증거 추가공개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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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터리 휴대전화번호 기재… 남녀 성별코드 틀린 경우도

통합진보당은 20일 온라인 투표자가 다른데도 주민등록번호 13자리가 일치하거나, 휴대전화 번호가 같거나 ‘010-0000-0000’으로 돼 있는 등 당 비례대표 경선에서 드러난 부정·부실 사례를 추가로 공개했다.

이정희 전 통진당 공동대표는 최근 투표자의 주민등록번호 뒷자리 7자리가 같다는 조준호 전 진상조사단 위원장의 지적에 ‘그런 경우는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주장했지만 13자리가 모두 같은 지극히 비정상적 사례가 수십 건이나 발견된 것이다. 진상조사단의 박무 조사위원은 18일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여성임에도 성별코드가 ‘1’, 남성임에도 ‘2’인 경우까지 있었다”고 밝혔다. 통진당 온라인 투표는 휴대전화 번호로 본인 확인을 거치도록 돼 있어 휴대전화 번호가 비정상적인 것도 부정 투표의 확실한 증거가 된다.

‘온라인투표에 문제가 없기 때문에 전체 경선도 유효하다’는 식의 궤변을 하며 사퇴를 거부하는 이석기 비례대표 당선자에게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통진당이 이날 공개한 ‘진상조사위원회 결과보고’는 12일 당 중앙위에서 보고하려다 폭력 사태로 인해 보고하지 못한 것이다.

보고서엔 주민번호가 아예 없거나 주민번호 뒷자리가 7자리가 아닌 경우, 휴대전화 번호가 ‘010’만 있는 사례도 다수 등장했다. ‘010-0000-0000’으로 등록된 사례도 4건 보고됐다. 보고서는 “유령당원의 존재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온라인투표 시스템은 경선이 진행 중이던 3월 14일 오전 10시 40분 중단됐고, 10시 56분에 시스템 접속이 차단됐다. 정상화된 것은 47분이 지난 11시 27분이었지만 그 사이 투표하지 못한 사람도 현장에서 투표한 것으로 일괄 기표됐고 투표 결과 데이터도 수정됐다. 보고서는 “온라인투표가 아무런 규정과 절차도 없이 소스코드와 데이터를 수정하면서 그 공정성과 신뢰성을 심각히 훼손했다”고 밝혔다.

현장 투표에서도 투표 관리자 직인이 없거나(272표), 선거인 명부와 투표용지가 일치하지 않고(142표), 투표용지가 붙어 있어 대리투표가 의심되는(640표) 등 부실사례가 1095표나 됐다. 보고서는 “이런 사례가 현장 투표 전체 유효표 4504표의 24.3%에 달하기 때문에 당 중앙선관위원회의 발표는 신뢰성이 없다”며 “전국적으로 몇 개의 투표함이 무효 처리돼야 하는지조차 판단할 수 없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통합진보당#통합진보당 부정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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