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 벼랑끝 내전]조준호 “주민번호 뒷자리 2000000도 여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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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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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권파의 “정치 공작” 주장 맞서 조직적 부정 폭로

명찰 들어 참석확인 통합진보당 운영위원들이 10일 서울 동작구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열린 전국운영위원회 회의 중 안건에 대한 찬반 투표에 앞서 정족수 확인을 위해 명찰을 들어보이고 있다. 운영위원들의 표정이 심각해 보인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명찰 들어 참석확인 통합진보당 운영위원들이 10일 서울 동작구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열린 전국운영위원회 회의 중 안건에 대한 찬반 투표에 앞서 정족수 확인을 위해 명찰을 들어보이고 있다. 운영위원들의 표정이 심각해 보인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경선 부정 의혹 진상조사위원장인 조준호 공동대표가 진상조사를 ‘정치공작’으로 규정한 당권파에 맞서 히든카드를 꺼내들었다.

조 대표는 10일 인터넷매체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동일 IP(인터넷 주소) 중복투표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름은 다른데 주민등록번호 뒷자리가 같은 사례가 발견됐다”며 “이모 씨 3명과 최모 씨 2명의 주민번호 뒷자리가 모두 15362××로 같았다”고 밝혔다. 뒷자리 숫자가 21680××인 중복 투표자도 3명 있었다. 조 대표는 “이러한 특이한 유형의 사례를 이해할 수 없지 않나. (부정이) 명백하다”며 “둘 중 한 명, 셋 중 두 명은 ‘유령당원’”이라고 말했다.

조 대표에 따르면 투표자의 주민번호 뒷자리가 2000000인 경우도 여러 개 나왔다. 마지막 세 자리가 123, 124, 125처럼 일련번호로 된 사례도 있었다. 이날 공개된 자료에는 30건의 주민번호 도용 및 조작 사례가 기록돼 있었다. 동일 IP 중복투표에 대해 “노동조합 사무실이나 가정에서 하나의 컴퓨터를 이용해 투표했기 때문”이라며 대리투표 의혹을 부정한 당권파의 논리를 정면으로 뒤엎은 격이다.

조 대표는 온라인투표 부정 의혹과 관련해선 “선거 진행 중 소스코드가 열린 시점에서 유독 한 후보만 득표율이 73%로 수직 상승했다”고 말했다. 특정 세력이 소스코드를 열어 득표 현황을 파악한 뒤 자파 당원들에게 투표를 독려했거나 득표를 조작했다고 의심할 수 있는 대목이다. 전문가를 동원해 추가 조사를 하면 부정 사례가 무더기로 늘어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당권파는 총력 반격에 나섰다. 이정희 공동대표는 전국운영위원회 직전 기자회견을 열고 ‘유령당원’ 의혹에 대해 “주민번호 체계에 따르면 동일 지역에서 출생신고를 한 20명만 모이면 한 쌍 이상은 7자리 숫자가 동일한 주민번호일 확률이 대단히 높다”며 “같은 지역 사람의 주민번호 뒷자리는 동일하거나 일련번호인 것이 매우 자연스럽다”고 주장했다.

이에 비당권파인 한 당원은 “주민번호 뒷자리가 같은 사람이 유독 우리 당에 많고, 또 이들이 같은 IP로 투표했다는 건 이해할 수 없다. 확률적으로 낮은 일이 일상적으로 일어났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고 고개를 저었다. 최근 행정안전부 조사 결과 1000명당 7명꼴(0.7%)로 뒷자리 번호가 같은 것으로 나왔다.

이 대표는 주민번호 뒷자리 ‘2000000’에 대해선 “유럽 거주 당원이 선거 당시에 주민번호가 없어 2000000으로 기재했거나 당원이 숫자를 잘못 적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소스코드 열람 후 특정 후보의 투표율이 급상승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2005년 북한에서 아이를 낳아 ‘평양 원정 출산’ 논란을 빚었던 비례대표 15번 황선 씨 등 3명은 이날 조 대표의 출당과 영구제명을 요구했다. 당권파가 조 대표 개인에 대한 공격에 나선 것이다.

한편 경기동부연합 소속인 일부 당원이 이석기 당선자를 국회에 입성시키기 위해 공조직 라인을 무시하고 노골적이고 조직적으로 선거운동을 벌였던 정황도 드러났다. 김창희 통진당 남양주위원장은 10일 PD계(민중민주계열) 인터넷매체 ‘참세상’과의 인터뷰에서 “민주통합당 후보와 피 말리는 야권연대 경선을 앞두고 사느냐 죽느냐 기로에 있는데, 경기동부연합 출신 사무장이 6년 동안 감추고 있던 이빨을 이석기를 위해 드러냈다”고 말했다. 선거캠프 사무장 K 씨가 야권후보 단일화 경선을 앞두고 김 위원장 선거운동은 하지 않고 당원들에게 캠프 전화로 이 당선자 선거운동만 했다는 것이다. ‘참세상’은 “김 위원장이 사무장 K 씨의 제안에 따라 야권연대 경선 전 두 번째 여론조사를 이 당선자가 대표로 있는 사회동향연구소에 맡기기도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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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희 기자 irun@donga.com
#통합진보당#통진당 비례대표 부정경선#조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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