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전대 앞두고 ‘시끌’…차기 지도부 ‘라인업’ 원점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25일 11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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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인사 내정설에 쇄신파 반발…박근혜 강력 경고
서병수 "원내대표 불출마…당 화합이 우선"

새누리당이 '박근혜 체제'에서 치르는 첫 전당대회를 놓고 시끄럽다.

'5·15전대'까지는 아직 20일이 남았지만 '친박 일색의 라인업이 대충 정해졌다'는 얘기가 나돌면서 쇄신파가 강력 반발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쇄신파 의원들은 25일 현재 "돌아가는 상황을 좀 지켜보자"며 관망하는 입장이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전대에 아예 불참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주목된다.

쇄신파의 세가 미미하긴 하지만 구주류 친이(친이명박)가 사실상 와해된 상황에서 쇄신파까지 없는 전대는 말 그대로 친박(친박근혜) 위주의 '반쪽 전대'에 그치면서 흥행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은 당 주변에서 나도는 이른바 '~카더라'식 소문이다. 전대 후보등록이 시작조차 되지 않았지만 `대표 황우여, 원내대표 서병수, 정책위의장 이주영' 하는 식으로 특정 인사 내정설이 나돌고 있다.

친박 핵심인 유정복 이혜훈 의원과 정우택 당선자가 선출직 최고위원이 될 것이라는 말도 있다.

물론 친박 측에선 "사실무근이며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관련 당사자들도 강력 부인하면서 "그냥 소문일 뿐"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그러나 쇄신파와 비박(비박근혜) 의원들은 그럴 개연성에 무게를 두며 의구심을 접지 않고 있다.

비박 잠룡인 정몽전 전 대표가 지난 23일 트위터에 "동료의원을 만났더니 국회의장, 당 대표, 원내대표가 전부 내정됐다고 하네요"라는 비판 글을 올린 데 이어 남경필 구상찬 의원 등 쇄신파 의원들은 전날 모임을 갖고 "전대가 각본대로 흘러가서는 안 된다"는 큰 원칙에 의견을 모았다.

한 쇄신파 의원은 아예 "'각본 전대'는 안된다. 들러리만 서는 전대라면 굳이 참여할 필요가 있느냐"고 말했다. 실제 당권 후보로 거론되는 남경필 의원은 입장을 정하지 않은 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기 지도부 내정설과 이에 대한 쇄신파 반발, 그 과정에서 불거진 친박 내부의알력 등이 겹치면서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직접 강력한 경고음을 울리며 진화에 나섰다.

그는 이날 충북 청주에서 열린 총선공약실천본부 출범식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진정성을 가진 사람들이 (경선에) 나와서 하면 되지 뒤에서 계속 언론플레이하고 뭐가 어떻게 짜져 있느니, 있지도 않은 쓸데없는 얘기를 해서 당을 아주 흐리게 만들고, 국민이 '정치권이 또 저 짓을 하느냐'고 생각하도록 만드는 것은 당을 해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당내에선 박 위원장의 경고를 계기로 친박 일각에서 밑그림을 그린 것으로 알려진 차기 지도부 라인업이 원점으로 돌아갔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회의장과 당 대표, 원내대표 등 서로 맞물려 있는 여의도 권력 '빅3'에 대한 조합을 처음부터 다시 검토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는 것이다.

실제 박 위원장의 발언이 나오기 직전 차기 원내대표로 유력시돼 온 친박 서병수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새누리당의 이념인 민생을 실천하는 데는 무엇보다도 당의 화합과 단결이 우선돼야 한다"며 원내대표 불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여권 관계자는 "서로의 생각과 셈법이 다르기 때문에 전대가 원래 시끄럽기 마련이지만 이것이 계파대립이나 내부 갈등국면으로흐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박 위원장이 오늘 세게 경고를 한 것도 그런 것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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