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특별행동’ 통고…국지전 예고인가 심리전인가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23일 16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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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폭격기 공격 등 테러 가능성 배제 못해
"도발 대비 국가핵심시설 철저 방비 필요"

23일 오후 강원도 원주시 중앙시장을 방문하고 다음 행선지로 향하는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에게 한 시민이 악수를 청하고 있다. 경호원들이 황급히 막았고 박근혜 위원장은 이 시민과 정식으로 손을 잡았다.
23일 오후 강원도 원주시 중앙시장을 방문하고 다음 행선지로 향하는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에게 한 시민이 악수를 청하고 있다. 경호원들이 황급히 막았고 박근혜 위원장은 이 시민과 정식으로 손을 잡았다.
북한이 23일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 특별작전행동소조 명의로 낸 "역적패당의 분별없는 도전을 짓부셔 버리기 위한 혁명무력의 특별행동이 곧 개시된다"는 통고는 그 시점과 내용에서 각별한 주목을 끌고 있다.

사실상 '대남도발' 예고에 준하는 북한 군부의 통고는 김일성 100회 생일(태양절)을 전후해서 나온 우리 정부의 입장을 표면적인 빌미로 삼고 있다.

북한 외무성이 22일 발표한 대변인 성명에서 "이명박 역도는 수령님(김일성) 탄생 100돌 경축행사에 돈이 얼마 들었다느니, 그 돈이면 식량을 얼마 사올 수 있다느니 하는 악의에 찬 돈벌레 타령을 해댐으로써 우리 인민의 숭엄한 사상 감정에 마구 칼질을 하는 특대형 도발행위를 저질렀다"며 "조선반도에서 무슨 일이 터지는 경우 그 책임은 전적으로 이명박 역도에게 있다는 것을 엄숙히 선언한다"고 밝힌 것이 이를 반증한다.

또 이명박 대통령이 20일 통일교육원 특강에서 북한의 농지개혁을 우회적으로 촉구한 것도 자신들의 체제에 대한 정면 도전으로 북측은 받아들이고 있다.

여기에 지난 13일 로켓 발사가 실패로 돌아간 뒤 내외적으로 망신을 당했던 북측이 내부 결속을 도모하면서 김정은 체제의 조기 안착을 위해 모종의 행동을 취하기 위한 명분을 축적하고 있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특히 19일 군이 북한 전역을 타격 할 수 있는 크루즈미사일을 개발해 실전에 배치했다고 발표한 것이 북한 군부를 크게 자극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북측의 '특별행동' 통고가 일단 대남 심리전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대북 분석 전문가인 L모 예비역 장성은 "북한은 대남 도발 시 공개적으로 선언하고 하지는 않는다"며 "대남 심리전술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백승주 한국 국방연구원 교수도 "미사일 발사 실패 및 남측의 대북 전역 타격 미사일 공개 이후 북한 군부가 극도로 예민해 있는 것 같다"면서 "북측 입장에서는 남측의 공포심리를 극대화하는 방법을 동원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군 간부 출신의 한 탈북자도 "남한을 직접 타격하겠다는 것 보다는 대남 위협 발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은 실제 도발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전 북한군 간부는 "만약 3¤4분내 행동을 개시한다면 방사포 등의 타격수단에 의한 직접 타격, 남측에 잠입한 요원들에 의한 주요시설 테러 등을 예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백 교수도 "특이한 방법을 쓴다면 테러 가능성이 높다"며 "실제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원전과 댐, 지하철 등 국가핵심시설에 대한 철저한 방비와 감시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미국에서 생산된 고속 표적기를 도입해 무인공격기를 개발한 점을 상기하면서 이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 군사 전문가는 "만약 도발한다면 이번 태양절 열병식 때 공개한 무인폭격기도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은 최근 미국에서 생산된 고속 표적기인 'MQM-107D'(스트리커) 여러 대를 시리아로 추정되는 중동국가에서 도입해 무인공격기로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과 우리 군이 사용하는 고속표적기인 MQM-107D은 유도탄의 시험 발사 때 공중 표적기로 활용되고 있다. 길이 5.5m, 날개 길이 3m, 최대속력 925㎞/h로 상승 고도는 1만2190m에 이른다. 추진기관은 제트 엔진이다.

북한이 무인공격기를 개발했을 경우 황해도 지역에 주둔한 4군단 소속 각 군 부대에 배치해 서북도서의 우리 군부대를 겨냥할 것으로 관측된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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