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뽑아달라” 트윗하던 21명 당선되자 ‘뚝’… “말해달라” SNS로 민원수렴 당선 자도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23일 03시 00분


■ 본보 투표일 전후 20일 분석
선거후 트윗 4분의 1로 급감… 누리꾼 “당선되면 목 뻣뻣해”

선거철이면 귀찮을 정도로 ‘한 표’를 부탁하던 후보들이 당선되고 나면 얼굴 보기 힘들어지는 것은 유권자에게 익숙한 일이다. 하지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유권자와의 소통’을 강조했던 후보들이 당선 이후 트위터에서 사라져 버리자 누리꾼들이 분노하고 있다. ‘화장실 갈 때와 나올 때 마음 다르다’는 말처럼 당선 전후 180도 달라진 ‘낯 두꺼운 당선자’를 추적해 봤다.

○ 선거 전 1만8884건, 4439건으로

제19대 총선 당선자 246명이 총선 이전 열흘(2∼11일)과 당선 뒤 열흘(12∼21일) 공식 트위터 계정에 작성한 메시지 수를 비교 분석한 결과 1만8884건이던 메시지는 4분의 1 수준인 4439건으로 줄어 있었다.

분석 결과 총선 후 메시지를 끊은 당선자가 21명이나 됐다. 선거 때는 수시로 트위터를 이용하던 이들은 당선사례조차 하지 않았다. 새누리당 유성걸 당선자(대구 동갑)는 총선 전 “맞팔 100% 소통하는 트친이 되겠다”며 지역구에서 휴지를 줍거나 주민과 악수하는 사진과 함께 252건의 메시지를 올렸지만 당선 뒤 트위터에서 아예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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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인사’ 하나만 남긴 당선자도 20명이나 됐다. 총선 전 메시지 338건을 쏟아낸 민주통합당 안규백 의원(서울 동대문갑)은 당선 뒤 “보내주신 지지와 성원에 감사한다”는 인사만 남겼다. “이웃 지역구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주민의 글에도 닷새째 묵묵부답이었다. 민주당 민병두 당선자(서울 동대문을)는 총선 전엔 두 번째로 많은 734건의 메시지를 쏟아냈지만 선거가 끝난 뒤 남긴 글은 7건에 불과했다. 트위터 아이디 ‘nema****’는 민 당선자에게 “왜 요즘 안 보이세요? 많이 바쁘신가 봐요…”라는 주석을 달았다. ‘소통이 곧 정치’라는 글을 올렸던 민주당 이종걸 의원(경기 안양 만안)도 총선 뒤 4건의 메시지만 올렸다.

누리꾼들은 당선자의 변심에 대해 “선거 기간에는 간이라도 빼줄 듯하다 당선되면 목이 뻣뻣해지는 것이냐”며 비난하고 있다. 민 당선자는 22일 통화에서 “선거 기간에는 공약을 어필하기 위해 같은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올렸지만 당선 뒤 뜸했던 게 사실”이라며 “앞으로는 사소한 질문이나 지적에도 전부 답하겠다”고 다짐했다.

○ 선거 뒤 SNS에 적극적인 당선자도


선거가 끝난 뒤 SNS 활동이 더 활발해진 당선자도 있다. 민주당 윤호중 당선자(경기 구리)는 선거 후 세 배 이상 많은 121건의 메시지를 작성했다. 주민이 “자전거길이 불편하다”는 민원을 제기하면 정확한 위치를 물은 뒤 “현황을 검토하고 대책을 만들겠다”고 답하는 식이다. 윤 당선자는 “선거 기간에는 바빠서 트위터를 자주 못 했지만 지금은 여유가 생겨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위터에 지속적으로 일정 등을 올리고 있는 새누리당 전하진 당선자(경기 성남 분당을)는 “의견을 주고받는 데 SNS만큼 빠르고 쉬운 게 없어 지역구 이야기를 듣는 데 적극 활용한다”고 말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4·11총선#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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