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총선 D-1]정권심판 vs 막말심판… 서울 동북벨트 17곳 모두 ‘아슬아슬’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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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서 본 서울 동북부 판세
“MB정권-새누리 싫지만 민주당 행태도 못마땅하다”

9일 서울 동대문구 장한평역 앞에선 오전 7시 반부터 큰 콘서트가 벌어진 듯했다. 동대문을에 출마한 새누리당 홍준표, 민주통합당 민병두 후보가 유세차를 총동원해 음악을 틀어놓고 출근인사에 돌입한 것. 홍 후보는 유세차에 올라 출근하는 차량을 향해 음악에 맞춰 손을 흔들었고, 민 후보는 지하철역 입구를 오가며 부지런히 악수를 청했다.

버스정류장에 서 있던 직장인 오태석 씨(38)는 “후보들이 한곳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것을 보니 여기가 박빙승부 지역이라는 얘기가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동대문을을 포함한 성동-광진-중랑-성북-강북-도봉-노원 등 동북벨트 17곳은 역대 총선의 서울지역 승부를 갈랐다. 열린우리당(현 민주통합당)이 서울 48석 중 32석을 차지했던 2004년 17대 총선 당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은 동대문을 한 곳밖에 건지지 못했다. 한나라당이 서울 40곳을 휩쓸었던 18대 총선 때 민주당은 동북벨트에서 2석을 차지하는 데 그쳤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서울 동북부 판세는 민간인 사찰파문 등 정권심판론과 ‘노원발 김용민 막말 파문’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며 “대부분 백중지역이고 최악의 경우 2, 3석밖에 못 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주말을 기점으로 기독교계가 움직이면서 동북벨트 각 지역에서 새누리당 쪽으로 2∼3%의 이동이 감지되고 있다는 게 새누리당 측 주장이다.

새누리당 김동성 후보와 민주당 홍익표 후보가 맞붙은 성동을에서도 정권심판론과 막말 파문이 화제였다. 왕십리역 옆의 한 카페에서 만난 대학생 김성훈 씨(23)는 “이명박 정권과 새누리당이 싫었지만 김 후보에 대한 민주당의 행태를 보니 거기도 답이 아닌 거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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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벨트 일대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중도 사퇴로 인한 뉴타운 개발 중단, 경전철 등 지역 건설사업 재검토 등이 새누리당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노원구 당현1교 부근의 노점에서 물건을 보던 주부 박모 씨(43)는 “노원이 제대로 된 교육 일번지가 되고 재개발도 빨리 이뤄지길 바란다, (새누리당 노원을) 권영진 후보가 잘 해왔지 않냐”고 했다. 다른 손님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민주당에 입당했으니 지역사업 추진엔 민주당 출신 (우원식) 후보가 낫다”고 받아쳤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판세#4·11총선#서울동북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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