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총선 D-1]막말 김용민, 이번엔 ‘아니면 말고’?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10일 03시 00분


코멘트

사실 확인 않고 “나꼼수 서버, 디도스 공격 받아”
서버 대행업체 “디도스 공격 아닌 접속 몰린 것”
‘봉주 11회’ 다운 안돼… 지지층 결집용 꼼수 논란

서울 노원갑의 민주통합당 김용민 후보(36) 막말 파문과 관련해 9일 정치권에선 한명숙 대표가 김 후보 지원유세를 벌일지가 큰 관심을 모았다. 김 후보에 대한 여론이 워낙 좋지 않자 민주당이 7일 “사퇴 요구를 했지만 본인이 거부했다. 그러나 당 차원의 지원은 없다”고 밝혔지만, 바로 이틀 뒤인 9일 한 대표가 노원구 지원유세에 나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날 오후 8시경 한 대표는 노원을 지역구인 노원역에서 민주당 우원식(노원을), 통합진보당 노회찬 후보(노원병)와 함께 합동유세를 벌였다. 김 후보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김 후보 측 관계자는 “김 후보가 사흘째 단식기도 중이어서 힘이 빠졌다”고 설명했지만 민주당이 김 후보의 막말 역풍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을 의식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왔다.

김 후보는 그 대신 한 대표의 노원역 유세보다 1시간 앞선 오후 7시 김어준 주진우 씨 등 인터넷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 출연진과 함께 노원갑 지역구인 성북역에서 지지자 10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거리유세를 벌였다. 민주당 지도부는 참석하지 않았다. 민주당과 김 후보는 겉으로는 ‘따로 선거’를 하고 있는 것이다.

‘나꼼수’ 지지자들의 응원에 힘을 얻은 듯 김 후보는 자신의 막말에 대해 “제가 100번 잘못했다. 그러나 잘못과 민간인 사찰 같은 범죄는 다른 것이다. 잘못은 반성하면 되지만 범죄는 처벌받아야 한다”며 “4월 11일은 ‘가카’(이명박 대통령을 지칭)를 심판하는 날”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한나라당이 새누리당으로 당명을 바꾼 것을 겨냥해 “조폭이 이름 바꾼다고 달라지나. 바보 같은 발상”이라고 비꼬았다. 김 후보의 발언이 끝난 뒤 정봉주 전 의원의 부인이 “김 후보가 사흘째 금식기도를 하고 있다. 힘을 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지나가던 시민 2명은 “김용민, 사퇴해”라고 외쳤다.

이에 앞서 김 후보는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사퇴보다는 완주하는 것이 야권연대를 복원하고 정권심판 선거로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사퇴 거부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이날 공개된 ‘나꼼수’ 봉주 11회에서도 “집에 협박전화가 온다”고 울먹이면서도 “내가 정치권력, 교회권력, 안 싸워본 권력이 없다. 이번 선거는 MB(이명박 대통령)를 심판하는 선거지, 김용민을 심판하는 선거가 아니다”며 자신에 대한 비판이 온당치 않다는 점을 주장했다. 트위터에는 “나꼼수 서버가 디도스(DDoS·분산서비스 거부) 공격을 받고 있습니다”라는 글을 띄우기도 했다. 그러나 나꼼수 서버 대행업체 관계자는 “접속자가 몰려 서비스가 원활하지 못했지만 디도스 공격은 사실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김 후보가 지지층 결집을 위해 디도스 공격설을 유포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한편 ‘공교육과 학교를 위한 학부모연합’ 등 교육단체들은 노원구 공릉동 김 후보 선거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의 사과와 김 후보의 사퇴를 촉구했다. 시민단체 ‘활빈단’은 김 후보를 특정 종교 모독,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새누리당 이상일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김 후보에 대한 한 대표의 사퇴 권고는 통하지 않았다. 한 대표 위에 김용민 있고, 민주당 위에 나꼼수가 있다”며 “나꼼수에 주눅 든 민주당은 공당의 자격을 상실했다”고 비판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김태웅 기자 pibak@donga.com  
#김용민#나꼼수#디도스공격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