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인민군 1995년생 男신병 징집 기준 145cm서 142cm로 낮춰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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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의 행군’에 발육 안좋고 출생률 낮아 고육책

북한이 3월 말부터 징집되는 북한군 신병의 키 하한 기준을 142cm로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까지는 145cm였다. 북한에선 만 17세가 되면 신병으로 징집된다. 142cm는 한국 초등학교 4학년 남학생(만 10세)의 평균 키(140.2cm)보다 조금 큰 수준이다.

북한 전문 인터넷신문인 데일리NK는 1일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올해 군 징집이 시작된 3월 첫 주에는 예년처럼 145cm를 합격 기준으로 삼았지만 대상자들의 키가 작아 3월 말부터 142cm까지 합격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북한이 군 입대 키 기준을 낮춘 이유는 올해 징집대상이 1995년 출생자이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1995년은 대량아사가 벌어진 ‘고난의 행군’이 시작됐던 해이다. 1995∼1999년 출생자들을 북에선 ‘육체, 지식, 도덕을 잃어버렸다’는 뜻으로 ‘잃어버린 세대’라고 지칭한다. 영양 및 의료 공백, 교육과 가치관의 공백, 장마당 발달에 따른 개인주의와 이기주의의 팽배, 준법의식의 실종을 경험했다는 뜻이다. 대북 소식통은 1995년생부터는 영양상태 부진과 함께 출생률 자체가 뚝 떨어졌기 때문에 군대에 갈 아이들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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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동아일보가 지난해 말 북한 각 지역 출신 탈북 교사 10여 명을 상대로 한 집중 인터뷰에 따르면 1994년 이후 북한의 출생률은 30% 정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고난의 행군’ 시절 유소년들이 대량으로 굶어죽은 것을 감안하면 북한은 2012년을 기점으로 심각한 병력자원 부족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신체의 왜소화에 따른 북한군 전력 차질도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 만 17세 기준으로 한국의 남학생 평균 키는 172.7cm이나 북한은 160cm가 안 될 것으로 보인다. 키 142cm인 북한 병사들이 메고 다녀야 할 개인화기인 자동보총(개량형 AK47)의 길이는 87cm, 북한군 분대 기관총의 길이는 127.2cm로 어깨에 메면 말 그대로 질질 끌고 다녀야 할 형편이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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