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총선 D-14]민주 “더 실수하면 새누리가 1당 된다”… 엄살인가 몸살인가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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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실수하면 새누리당이 1당이 된다.”

본격적인 선거전이 시작되면서 민주통합당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공천 과정의 잡음, ‘연대 파트너’인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의 여론조사 조작 파문 등으로 대단히 어려운 게임이 됐다고 보고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민주당이 최근 실시한 자체 여론조사에선 지역구 105곳을 건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확실하게 이기는 것으로 나타난 ‘안전’ 지역은 불과 60여 곳. 비례대표 20석 정도를 얻는다 해도 130석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한 핵심 관계자는 27일 “단독 과반 의석 확보는 진작 물 건너갔고 통합진보당까지 지지율이 5%대에 머물면서 여소야대 역시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토로했다.

당내에서도 “위태위태하다”는 얘기가 많다. 한 초선 의원은 “한 번 삐끗하면 패가망신하는 민주당이 이토록 정교하게 연일 표를 까먹다니…”라고 혀를 찼다. 실제로 역대 총선을 되짚어보면 새누리당은 ‘참패’라고 평가할 정도로 크게 진 전례가 거의 없다. 15대 총선(1996년)과 16대 총선(2000년) 때 각각 139석과 133석을 얻었고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으로 ‘탄핵풍’이 몰아친 17대 총선(2004년) 때도 121석을 얻었다. 반면 민주당은 15, 16, 17대 총선에서 각각 79석, 115석, 152석을 얻었다. 대선 참패 직후에 치러졌던 18대 총선(2008년) 때는 새누리당(당시 한나라당)이 전체 의석(299석)의 절반이 넘는 153석을 얻은 반면 민주당은 87석에 그쳤다.

통진당 유시민 공동대표는 27일 평화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새누리당은 신이 내린 정당”이라며 “새누리당은 3분의 1 정도의 국민이 변함없이 지지하지만 민주당의 경우엔 5분의 1 정도만 변함없이 지지한다. 그러니까 패할 때는 엄청나게 패한다”고 말했다. 그는 “새누리당이 위쪽, 야당이 아래쪽의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하는 축구와 비슷하다. 새누리당이 골을 넣을 때는 쉽게 한 번에 뻥 차면 들어가지만 야당이 한 골을 넣으려면 굉장히 어렵다”고도 했다.

민주당은 영남의 의석수가 압도적으로 많은 정치 지형에서 원인을 찾기도 한다. 부산 대구 울산 경북 경남 등 영남의 의석수는 68석. 광주 대전 강원 충북 충남 전북 전남 제주를 모두 합한 의석수(66석)보다 많다. 수도권에서 바람을 타지 못할 경우 민주당의 성적은 형편없어질 공산이 크다. 한 중진은 “민주당이 지역의 벽을 깨고 정책과 비전으로 승부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며 “각종 공천 잡음을 보면서 새삼 15대 총선의 악몽이 떠올랐다”고 했다. 15대 총선 1년 전인 지방선거(1995년)에서 야당인 민주당은 서울시장을 비롯해 기초단체장 84명(전국 230곳)을 당선시켰지만 다음 해 총선에선 참패했다. 당시 여당이던 신한국당이 인물경쟁력을 바탕으로 개혁공천을 단행하면서 야당이 내건 ‘집권당 견제’가 힘을 받지 못한 까닭이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4·11총선#민주통합당#새누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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