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총선 D-27]서울중구 정치명문가 2세들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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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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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의 4·11총선 후보 선출을 위한 호남지역 경선에선 조직을 확보한 ‘현역’이 강했다.

12일 광주의 장병완(남), 강기정(북갑), 김동철(광산갑) 의원이 본선 티켓을 거머쥔 데 이어 14일엔 전남의 이낙연(영광-함평-장성-담양), 김영록(해남-진도-완도), 김성곤(여수갑) 의원이 후보로 선출됐다. 16일 경선을 치르는 이윤석 의원(전남 무안-신안)이 남아 있긴 하지만 14일까지 경선을 치른 광주 전남의 현역 의원 6명이 모두 승리했다. 모바일투표와 현장투표가 조직선거라는 분석을 가능케 하는 결과다.

강진-영암-장흥, 순천-곡성에서도 경선 직전까지 현직 단체장이었던 황주홍 전 강진군수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이 후보로 선출됐다. 박상천 의원의 불출마로 공석이 된 전남 고흥-보성에서는 박 의원의 보좌관 출신인 김승남 전 전남대 총학생회장이 후보로 뽑혔다.

서울 강서을과 송파병은 호남에서 지역구를 옮긴 김효석 의원(3선)과 정균환 전 의원(4선)의 공천이 확정됐다. 서울 중구에서는 정대철 상임고문(5선)의 아들인 정호준 전 청와대 행정관(41)이 지역구를 바꾼 유선호 의원(3선)을 누르고 후보로 확정됐다. 이에 따라 서울 한복판인 중구는 정치명문가 출신 2세 정치인들의 격돌장이 됐다. 새누리당이 고 정석모 전 의원(6선)의 아들인 정진석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51)을 전략공천했고, 자유선진당도 고 조병옥 박사의 아들인 조순형 의원(77·7선)을 후보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정진석 전 수석은 2000년 부친의 지역구였던 충남 공주-연기에서 정치에 입문해 재선을 했고, 18대 총선 때는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비례대표로 3선에 성공했다. 이번에는 충남 공주에 공천을 신청했으나 당이 중구로 차출했다. ‘미스터 쓴소리’ 조순형 의원은 옛 민주당 대표를 지냈으나, 2007년 11월 대통합민주신당과의 합당을 반대하며 탈당한 뒤 선진당에 입당해 비례대표로 당선됐다. 정호준 전 행정관은 8선 의원을 지낸 고 정일형 박사의 손자이기도 하다. 헌정 사상 첫 ‘3대째 국회의원’을 노리는 것.

가문 간 인연도 각별하다. 조순형 의원의 부친인 조병옥 박사는 1950년대 민주당 구파로, 신파였던 김대중 전 대통령과 관계가 매끄럽지 않았다. 그러나 조순형 의원의 형인 조윤형 전 국회부의장은 민주당 신파에 합류해 1987년 대선 때 김대중 총재비서실장을 맡았고, 정대철 전 의원과 가까웠다. 반면 정진석 전 수석의 아버지인 정석모 전 의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적(政敵)이었던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강원지사 충남지사와 내무부 차관, 여당 국회의원 등을 두루 지낸 ‘박정희 맨’이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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