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이 2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개관한 ‘박정희 대통령 기념·도서관’을 찾아 아버지인 박 전 대통령의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 시절 사진을 바라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2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문을 연 박정희대통령기념도서관 개관식에 참석해 “시대는 바뀌었지만 아버지의 유지(遺志)를 받들어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모두가 골고루 잘사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자신의 최대 정치적 자산이자 부채인 아버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각종 논란에 정면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이다. 박정희기념관은 민주화세력과 산업화세력의 ‘정치적 화해’를 내건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재임 중 건립을 추진했지만 13년간의 우여곡절 끝에 이날 개관했다.
박 위원장은 인사말에서 “이 도서관은 바로 대한민국 국가발전 동력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국가와 국민이 어떤 공감대 속에서 그 성취를 이루어냈는지, 그 과정에서 지도자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는 소중한 배움의 장이 될 것”이라며 박정희 시대의 성취를 강조했다. 또 도서관 안에 전시된, 박정희 정부가 도입한 의료보험제도 관련 자료를 보면서 “당시 수준에서 (의료보험 도입이) 너무 이르다는 얘기가 있었지만 아버지가 ‘의식주가 다가 아니다. 의료가 포함돼야 한다’라고 말씀했던 기억이 난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박 위원장의 대표 정책인 ‘맞춤형 복지’의 근원이 박 전 대통령의 복지정책과 맥이 닿아 있다는 점을 에둘러 얘기한 것이다.
박 위원장은 경부고속도로 건설, 중화학공업 육성 등에 대한 자료와 사진을 감회 깊은 표정으로 보면서 “이것으로 우리나라가 그동안 먹고살았다” “국민의 피땀과 열정, 노력, 고생의 자취”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이고 국민이다. 국민이 같이 이뤄낸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앞으로 박 위원장이 ‘박정희 시대의 업적이 곧 국민적, 역사적 성취’라는 점을 적극 내세우며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평가에 정면 대응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날 행사장에선 개관을 반대하는 단체 회원들이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고, 이 지역에 출마한 야당 예비후보도 가세했다. 새누리당 예비후보는 행사장을 돌며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눴다. 개관을 처음 추진했던 DJ 측 인사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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