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친노 정면공격… 문재인과 대선 전초전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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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폐족이라던 분들이 새누리 심판한다니…”
“말바꾼 野가 심판 대상… 안철수, 같이할수 있다”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20일 민주통합당의 당권을 장악하며 정치적으로 부활한 친노(친노무현) 세력을 정면으로 공격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민주당이 4·11총선에서 ‘정권 심판론’을 내세우는 데 대해 “스스로 ‘폐족(廢族)’이라고 부를 정도로 국민의 심판을 받은 분들이 다시 모여서 지난 정권에서 추진했던 정책들에 대해 계속 말을 바꾸는 것이야말로 오히려 심판의 대상이 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작심한 듯 “현재 야당이 새누리당의 심판 주체라고 보질 않는다”며 “심판한다는 것은 잘못된 것을 바로잡자는 것인데 여야 정당을 떠나 여당일 때 말 다르고 야당일 때 말 다르고, 자신들이 추구했던 정책에 대해 말을 뒤집고 하는 것은 정말 바로잡아야 할 문제”라고 꼬집었다.

정치권에서는 박 위원장의 친노 공격이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번 총선은 ‘정권 심판’이라는 한 축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 논란이 불거지며 ‘박근혜 대 노무현’ 구도의 성격이 더해지고 있다. 이는 결국 박 위원장과 문 이사장이라는 여야 유력 대선주자 간의 전선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문 이사장이 16일 트위터에 정수장학회를 ‘(박정희 전 대통령이) 강탈한 장물(贓物)’이라고 비판하며 박 위원장에게 사실상 선전포고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채널A 영상]“여당이…” “아니 야당이…” 정치권 ‘폐족’ 논란
▼ 박근혜 “영남권 신공항 다시 추진” ▼

야권 대선주자로 분류되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대한 발언도 주목할 만하다. 박 위원장은 안 원장에 대해 “같이할 수 있으면 좋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자유선진당 등 보수 진영과의 연대에 대해서도 “추구하는 가치라든가 방향이 같다면 얼마든지 같이할 수 있다. 또 같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친노 세력의 재집권을 막기 위해 보수세력은 물론 안 원장 등 중도 세력으로 연대의 폭을 넓힐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박 위원장은 영남권 신공항에 대해선 “국가경쟁력 차원에서 꼭 필요한 인프라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현 정부는 폐기했지만 다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약속’, ‘반드시’와 같은 표현까지 사용해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최근 새누리당이 영남권 신공항을 총선 공약으로 내걸지 않겠다고 밝힌 뒤 부산경남의 여론이 좋지 않자 대선 공약으로 추진하겠다는 뜻을 다시 확인한 것이다.

박 위원장은 ‘과거 잘못과의 완전한 단절’도 재차 강조했다. ‘과거와의 단절이 현 정부와의 단절을 뜻하느냐’는 질문에는 “인위적인 결별이 아니라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자연히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며 부인하지 않았다. 이명박 대통령 탈당론에 대해선 “역대 정권 말기마다 대통령 탈당이 반복되지만 그것으로 해답이 되었는가 생각해 본다”면서 부정적인 뜻을 나타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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