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각 총사퇴-한미 FTA 폐기, 민주당내서도 “너무 나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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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대표 회견에 비판론 제기
이용섭 “FTA입장은 재협상”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가 15일 기자회견에서 “MB(이명박) 정권 4년은 총체적 실정과 실패, 무능의 극치”라며 내각 총사퇴를 주장한 데 대해 당내에서도 “너무 나갔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 최고위원은 16일 “내각 총사퇴 카드는 최고위 차원에서 다뤄본 적이 없는 사안”이라며 고개를 갸웃했다. 한 재선 의원은 “국무총리로서 국정을 경험해본 한 대표가 왜 실효성도 없고 뜬금없는 내각 총사퇴를 주장했는지 의문”이라며 “대표가 균형을 잃고 한쪽으로 치우치면 당이 쓰러지고 나라도 흔들린다”고 꼬집었다.

한 대표도 당초엔 이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만 요구하려 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22일로 예정된 취임 4주년 기자회견에서 측근 비리에 대해 사과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측근들이 “더 나아간 요구사항을 담아야 한다”며 내각 총사퇴론을 개진했다는 것. 당 관계자는 “한 대표가 과거 총리 시절 등을 얘기하면서 막판까지 공세 수위를 고심하다 참모들의 건의를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채널A 영상]김종훈 “민주통합당의 서한, 제 상식으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해 폐기까지 요구했다가 부정적 여론이 확산되는 데 대한 불만도 적지 않다. 한 의원은 “재협상을 주장할 수는 있지만 폐기까지 거론한 것은 패착”이라며 “한미 FTA를 추진했던 정부의 총리를 지낸 사람이 주한 미국대사관을 찾아가 미국 대통령과 상하원 의장에게 재협상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낸 것은 코미디”라고 한 대표를 비판했다.

이용섭 정책위의장은 원내대책회의에서 “재협상 요구가 민주당의 일관되고 분명한 입장”이라며 “폐기를 거론한 것은 이명박 정부가 재협상의 통로를 완전 봉쇄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대로 시행하는 것보다는 폐기하는 것이 국익에 유리하다는 뜻을 밝힌 것”이라고 해명했다. 당내에선 이미 ‘폐기’까지 거론한 상황에서 재협상을 강조하는 것으로 과연 무마할 수 있겠느냐는 걱정이 많다.

한 대표는 16일 과로로 병원에 입원했다가 퇴원했다. 당 관계자는 “지난해 말 지도부 경선 레이스가 시작된 뒤 지금까지 하루 4시간 정도밖에 못 자고 강행군을 계속했다. 피로 누적인 듯하다”고 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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