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의원 보좌관들이 자신이 모시는 의원의 숙제를 대신 하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다. 의원들이 강철규 공천심사위원장이 내준 3가지 질문의 ‘대리 작성’을 주문한 까닭이다.
강 위원장은 공천 신청자들에게 세 문제를 내고 문제당 A4용지 1쪽 이내로 답변을 써내라고 요구했다. 답변서는 12일로 마감하는 공천 신청 때 제출해야 하는 필수서류다. 세 문제는 ①젊은이들에게 희망과 꿈을 찾아줄 실현 가능한 방안은 무엇인가 ②99% 서민의 아픔을 정책적, 제도적으로 해결할 방안은 무엇인가 ③경제의 가치와 사람의 가치가 충돌할 때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등이다.
‘대리시험’이 등장한 것은 문제의 난도가 높은 데다 지역구에서 한 사람이라도 더 만나야 하는 의원들이 숙제에 매달릴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한 재선 의원의 보좌관은 10일 “온갖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지만 모범답안이 영 마땅치 않다”고 걱정했다. 수도권의 한 의원 보좌관은 “주변 보좌관들이 모두 ‘강철규 입맛’에 맞는 정답을 찾는 데 골몰하고 있다”며 “강 위원장의 과거 공정거래위원장 시절 발언을 뒤져보는 보좌관이 많다”고 전했다. 12년차 보좌관은 “이번 총선에선 지역 선거운동에다 고3 수험생 같은 논술시험 준비까지 겹쳐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푸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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