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선 이상 중진의원 82% “총선 물갈이? 우린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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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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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무소속 73명 출마 여부 전수조사

홍준표 “공천 신청하지 않겠다” 새누리당 홍준표 전 대표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공천 신청을 하지 않고 거취를 당에 일임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홍준표 “공천 신청하지 않겠다” 새누리당 홍준표 전 대표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공천 신청을 하지 않고 거취를 당에 일임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어느 때보다 매섭게 불어 닥치는 정치권 물갈이 한파에도 여야 중진의원 대부분은 ‘꽃피는 4월’에 도전하려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모두 혁명적 수준의 공천개혁과 인적쇄신을 공언하고 있는 만큼 대충돌이 불가피할 듯하다.

동아일보와 채널A가 8일 여야 및 무소속 3선 이상 의원 73명의 총선 출마 여부를 전수 조사한 결과, 전체의 82%인 60명이 출마를 준비 중이었다. 불출마는 전체의 18%인 13명이다. 현역 최다선인 자유선진당 조순형 의원(7선)을 비롯해 새누리당 홍사덕 의원(6선), 정몽준 전 대표(6선)도 이미 표밭갈이에 들어갔다. 6선의 박희태 국회의장과 새누리당 이상득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각각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보좌진 금품수수 의혹을 견디지 못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물러나는 경우. 6선 이상 중진 5명 중 자발적 불출마는 사실상 없는 셈이다.

5선 의원 6명 중에서도 자발적 불출마는 새누리당의 김형오 전 국회의장과 민주통합당 박상천 전 대표뿐이다. 박 전 대표는 오랜 고민 끝에 9일 오전 불출마를 선언한다. 선진당에서 탈당해 민주당으로 옮긴 5선의 이용희 의원은 겉으로만 불출마지 사실상 아들(이재한 민주당 충북 보은-옥천-영동 지역위원장)에게 지역구를 세습했다.

4선 의원 20명 중에선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과 이해봉 의원, 민주당 손학규 전 대표 등 15%(3명)만 뜻을 접었다. 박 위원장은 비례대표 출마 가능성이 남아 있어 확실한 불출마는 10%인 2명이다. 42명의 3선 의원 중 불출마를 택한 사람은 12%인 5명. 새누리당 고흥길, 박진, 원희룡, 민주통합당 정장선 의원, 선진당 이회창 전 대표다.

정당별 불출마 비율은 비슷하다. 새누리당은 3선 이상 39명 중 18%(7명)가 불출마를 결정했고, 민주당은 3선 이상 27명 중 15%(4명)가 뜻을 접었다. 여야 불문하고 ‘금배지’를 향한 권력욕은 다를 게 없는 셈이다.

새누리당에는 추가 불출마를 이끌어낼 몇 가지 요인이 아직 남아 있다. 홍준표 전 대표의 거취도 그중 하나. 그는 8일 “공천 신청을 하지 않겠다. 불출마를 포함한 거취 결정을 당에 일임하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그가 평소 관심 있던 서울시장 선거(2014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도 있지만, 안상수 전 대표 등이 큰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이 공천 신청 마감을 10일에서 다음 주로 늦추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권영세 사무총장은 “서류 구비에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이라고 했지만 중진들이 불출마를 결심할 때까지 더 기다리겠다는 의도라는 게 대체적 시각이다.

민주당에서 자발적 불출마 선언은 손학규 박상천 전 대표와 정장선 의원 등 3명이다. 손 전 대표는 대선을 직접 겨냥한 만큼 순수한 ‘희생’은 2명으로 봐야 한다는 말도 있다. 중진 가운데 천정배 정세균 의원(이상 4선), 김부겸 김효석 유선호 정동영 의원(이상 3선)은 지역구를 옮겨 출마할 계획이다. 대구에 도전하는 김부겸 의원을 제외한 다른 의원들은 지역구 이전에 대한 교통 정리가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

중진들 사이에선 ‘다선 중진이 죄냐’ ‘과(過)도 있겠지만 공(功)도 봐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한 5선 의원의 보좌관은 “국회가 초·재선으로만 운영될 수는 없는 것 아니냐. 풍부한 경륜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채널A=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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