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당 쇄신의지 없어… 회의 보이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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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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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론 선거결과 뻔해” 與 개혁저항에 쓴소리이상돈도 “김종훈-이재오-나경원 출마 안돼”

김종인 비대위원
김종인 비대위원
새누리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은 8일 정책쇄신분과 회의를 열자마자 “당분간 회의 주관을 안 하겠다. (당이) 정책 쇄신이 뭔지에 대한 인식이 없는데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이명박 정권이 지난 4년 동안 국민으로부터 배척받은 것을 분명히 알고 정책을 논의해야 한다. 예전 같은 사고로는 정책 쇄신을 할 수 없다. 선거 결과도 뻔하다”며 작심한 듯 발언을 쏟아냈다.

자신이 주도해온 재벌개혁 논의에 대해 “우리 당의 속성이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조금만 기업에 제재가 갈 것 같으면 금방 경제가 무너질 것처럼…. 이래서는 아무 것도 못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나왔던 카드 수수료율 인하나 대기업슈퍼마켓(SSM) 대책, 비정규직 공약 등에서도 “과감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이주영 정책위의장이 만류했지만 김 위원은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헛소리도 투정도 아니다”며 ‘보이콧’ 의사를 번복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김 위원은 정책쇄신분과 보이콧 선언에 대해 “나는 판단이 잘못됐다면 동조할 수 없다”면서 “‘저기 가면 낭떠러지가 있으니 이쯤에서 돌아가라’는 데도 끝까지 가보겠다는 사람들이다. 4·11총선의 결과가 어떨지 직시해야 한다”고 새누리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정치적 사고를 바꾸지 않는 한 정책 쇄신은 안 된다”며 “여당이라는 게 자기가 한 일에 대해 국민의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사고를 전환하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에게 이명박 정부와 차별화 수준이 아니라 여당 지위를 벗어나는 정도의 단절을 요구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은 비대위 사퇴 가능성에 대해선 “그만두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김 위원은 새 당명에 반대했지만 자신의 사무실에 새누리당 로고를 걸어두기도 했다.

한편 ‘친이(친이명박)계 핵심 용퇴론’을 주장했던 이상돈 비대위원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의 주역인 김종훈 전 통상교섭본부장의 총선 출마에도 비판적인 뜻을 밝혔다.

그는 이날 한 라디오에서 김 전 본부장 출마에 대해 “새누리당의 전통적 기반이 농촌지역에 많이 있는데 한미 FTA는 굉장한 명암이 있다”면서 “강원도 등 취약 지역에서 유권자 표심에 부정적 효과를 가져올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위원은 이재오 의원, 나경원 전 의원 등의 출마에 대해서도 “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에서 고려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야권이 ‘이명박 정부 심판 선거로 몰고 가겠다’고 하는데, 자꾸 이러면 새누리당 총선 전략에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당 일각에선 이 위원의 이 같은 발언을 놓고 “실명까지 거론하며 당내 분열을 불러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가 구성된 만큼 공천위에 맡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특히 당에서 영입한 김 전 본부장의 총선 불출마를 촉구한 데 대해 한 당직자는 “야권에서는 한미 FTA를 선거 국면에서 다시 쟁점화하려는데 논리적인 대응을 하지는 못할망정 야권의 프레임에 스스로 걸려들겠다고 작정이라도 한 것이냐”고 말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동영상=김종인의 쓴소리-유통재벌의 소상공인,중간도매상 파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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