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朴 앞에만 서면 ‘닥치고 의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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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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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당명 성토’ 예상 깨고 추인… 싱겁게 끝나

새누리당이 7일 당명개정 의원총회를 긴급 소집했지만 별다른 공개 반발은 나오지 않았다. 그동안 당 비상대책위원회가 결정한 새 당명에 대한 거부감과 당명 개정 절차의 문제점 등을 놓고 반대 기류가 적지 않아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폐쇄적’ 리더십에 대한 문제 제기까지 나올 것으로 예상됐지만 막상 의총에서는 ‘비대위 결정대로 가자’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새 당명을 추인하는 싱거운 자리가 됐다.

박 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초반 분위기를 잡았다. 그는 “처음에는 어떤 이름을 내놓더라도 어색하고 쓰기에 쑥스러울 수 있지만 새 당명을 사랑하고 쓰다 보면 정도 들고 친근해지는 게 인지상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동원 홍보기획본부장이 새로운 당명에 대한 브리핑을 했다.

이어진 공개 발언에서는 유승민 의원을 제외한 10명의 의원이 수용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남경필 의원은 “새 당명을 받아들일 순 있지만 결정 과정에서 절차상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강승규 의원은 당 정체성이 없다는 일각의 지적과 관련해 “정체성은 우리가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상현 의원도 “새누리는 고구려, 백제, 신라를 모두 포괄한다”고 했고, 주성영 의원은 “뽑으려고 하면 모두 잡초이고 예쁘다고 하면 모두 꽃”이라며 “박근혜 위원장만 한 꽃이 어디 있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반면 유 의원은 “(당명에) 당의 가치와 정체성이 없다”며 “종교적 색채가 강하고 풍자 패러디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총선 이후 대선을 위해 보수가 대연합할 가능성이 크다”며 “총선 이후에도 당명을 바꿀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당명 논란은 의외로 조용히 넘어갔지만 그 대신 당의 새 심벌과 로고, 상징색에 대해서는 문제 제기가 나왔다. 손범규 의원은 “당명은 적극 찬성하지만 색깔은 (다시) 고려해야 한다. (같은 지역구에 출마한 통합진보당) 심상정 후보가 빨간 잠바를 입고 다닌다”고 말했다. 배영식 의원도 “대구·경북에서 빨간색에 대한 거부가 있다”며 “재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비대위는 기존의 파란색 대신에 빨간색과 흰색을 담아 당을 상징하는 새 로고를 확정했다. 로고는 ‘새누리당’이라는 회색 글씨 위에 그릇 모양 등을 표현한 빨간색 상징을 겹쳐 놓은 모양이다. 조동원 본부장은 “태극기에서 모티브를 따서 백의민족을 상징하는 흰색과 열정을 상징하는 의미로 태극문양 중 빨간색을 택했다”고 말했다. 그는 심벌과 관련해 “국민이 하나가 되고, (한곳에) 담는다는 그릇의 모양을 하고 있다”며 “또한 미소를 상징하는 입술의 모양이며 세로로 하면 귀 모양이 돼 국민의 소리를 듣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또 ‘새누리당’ 서체의 ‘리’자는 한옥 창(窓)의 느낌을 갖고 있으며 ‘당’자는 열쇠를 상징해 세상을 열겠다는 의미가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정몽준 전 대표는 의총에 앞서 보도자료를 통해 “현 공천심사 구조가 2008년 공천 학살 때와 너무 유사해 걱정”이라며 “비상상황을 명분으로 반대세력을 몰아내는 공천 학살을 하면 안 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정 전 대표는 “인적 쇄신이나 정책 쇄신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당내 민주화”라면서 “공천을 무기로 의원들의 자유로운 의사표현을 막는 것 아닌가 우려되며, 소통하지 않고 밀어붙이는 것은 쇄신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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