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비대위원 “한나라, 黨대표-최고위원 폐지… 중앙당은 유지”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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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당, 전국위 체제로 전환 추진”
선거 앞두고 실현 미지수… 당명 개정 이르면 내일 결론

한나라당이 중앙당을 그대로 둔 채 대표최고위원과 최고위원 제도를 폐지하는 원내정당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 정치·공천제도 쇄신분과위원장인 이상돈 비대위원은 24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당구조 개편의 기본 방향은 정당법에 위반될 수 있는 중앙당 폐지가 아니라 중앙당을 전국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없애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회의원은 원내대표 중심으로 가고, 전국위 체제의 중앙당은 상향식·당원 중심의 정당으로서 당 저변 확대, 국민 소통, 정책 개발의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선거 때는 전국위를 미국의 공화당·민주당의 전국위처럼 선거체제로 전환한다는 것.

이 위원은 “당 대표를 뽑기 위해 (전당대회에서) 무한경쟁을 하고 그것이 (당 대표의) 하향식 공천으로 이뤄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데 대부분 공감하고 있다”면서 “전대 돈봉투 사건이 그런 변화를 이룰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았나 하는 것이 정치쇄신분과 교수와 쇄신파 의원들의 만장일치 된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회의원이 (지방의원 등) 지방선출직에 과다하게 관여하는 것도 배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채널A 영상] 이상돈 “돈봉투 사건, 다 당대표 때문에 벌어진 일”

이에 앞서 당내 쇄신파 의원들은 ‘중앙당을 완전 폐지하는 원내정당화’를 비대위에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야당은 강력한 중앙당 조직을 정비해 전국 단위의 선거를 준비하는 상황에서 여당은 선거를 치르지 말자는 것이냐”는 현실론에 부닥쳤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도 최근 중앙당 폐지 및 원내정당화 주장에 대해 “원내정당으로 바꾸자는 건 (당의) 근본적 시스템을 바꾸는 것으로, 우리가 심도 있게 의논하겠지만 그 시기와 절차를 고민해야 한다”며 신중론을 폈다.

이런 상황에서 중앙당의 기구와 조직은 존치하면서 전국위원회 체제로 전환하는 ‘절충형’ 원내정당화 방안이 나온 것이다. 이 위원은 “미국 공화당의 경우 ‘영 리퍼블리컨’ 같은 것을 만들어 굉장히 성공했다”면서 “원내정치와는 별도로 전국위에서 ‘캠퍼스 공화당’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이 있었고 그것이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총선과 대선이라는 큰 선거를 앞둔 2012년 상황에서 이 방안이 어느 정도 실행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홍사덕 의원은 “미국과는 헌정사의 흐름과 배경, 문화가 다르다”며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전국위 의장의 위상과 역할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전국위 의장이 당 사무처 조직을 장악하게 된다면 전국위 의장이 ‘도로 당 대표’가 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한편 당 부설 여의도연구소가 소속 의원 166명을 대상으로 당명 변경 여부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당명 개정 찬성 의견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 관계자는 “총선을 앞두고 물리적 시간 등을 감안할 때 당명 개정 여부를 빨리 결정해야 한다”며 “26일 비대위 전체회의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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