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北 김정은 시대]장의위원 36위 한광복, 김정일 사망 다음날에도 中에 있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23일 03시 00분


18일 中 고위층과 회동… 발표 다음날에야 급히 귀국中도 사망 몰랐던 듯… 고위인사 상당수 지방-해외출장

중국 정부 초청으로 15일 베이징(北京)에 왔던 한광복 북한 내각부총리 겸 전자공업상(사진)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소식이 공식 발표돼서야 일정을 급히 중단하고 평양으로 돌아간 것으로 확인됐다.

한 부총리가 사망 소식 발표시점까지 중국 고위 인사들과의 일정을 정상적으로 소화했다는 사실은 북한이 중국 고위층은 물론이고 한 부총리 같은 자국 고위급에게도 김 위원장의 사망 사실을 숨겼음을 확인시켜준다. 한 부총리는 232명으로 구성된 ‘김정일 국가장의위원회’ 위원(36번째)이기도 한 북한의 최고위급 인사다.

22일 중국의 대북 소식통들에 따르면 한 부총리 일행은 도착 후 장더장(張德江) 중국 국무원 부총리를 만난 데 이어 17, 18일 장쑤(江蘇) 성 양저우(揚州)를 방문했다. 양저우는 김 위원장이 올해 5월 중국을 방문할 때 찾은 곳으로 한 부총리는 김 위원장이 들렀던 전자공장 등을 찾았다.

한 부총리는 18일까지 일정을 정상적으로 소화했고 19일 사망 사실이 공식 발표된 이후 예정된 톈진(天津) 방문을 취소했다.

그는 20일 평양으로 출발했다. 사망 소식 발표 시점에는 항공편이 없어 다음 날 고려항공편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던 것. 베이징 공항에서 일행이 매우 허둥거리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중국의 대북 외교 관련 고위급 인사 상당수도 김 위원장 사망(17일 오전)과 사망 발표(19일 오전) 사이에 지방출장 또는 해외출장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18일 오전부터 19일 오전까지 장쑤 성 일대를 시찰했다고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 해외판이 21일자에서 자세히 전했다.

원 총리는 18일 저녁 일정은 물론이고 19일 오전에도 현지인들과의 좌담회 등 주요 일정을 소화했다. 김 위원장의 사망이라는 중대한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평상시처럼 지방시찰 일정을 진행한 것. 중국의 대북 외교 핵심인 다이빙궈(戴秉國) 외교담당 국무위원도 사망 사실이 발표되기 전인 19일 오전에 미얀마행 비행기를 탔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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