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의 사나이’ 박태준 명예회장 국립서울현충원 영결식

  • Array
  • 입력 2011년 12월 19일 03시 00분


코멘트

그토록 보고팠던 박정희 곁으로…

포스코 직원들, 마지막 길 배웅 그가 평생을 바친 포스코를 들르는 것을 마지막으로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은 영면에 들었다. 17일 박 명예회장의 시신을 실은 운구차가 1500여 직원의 배웅을 받으며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타워에서 영결식 장소인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으로 향하고 있다. 운구차 옆까지 나와 애도를 표한 이는 박한용 포스코 대표이사 부사장. 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포스코 직원들, 마지막 길 배웅 그가 평생을 바친 포스코를 들르는 것을 마지막으로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은 영면에 들었다. 17일 박 명예회장의 시신을 실은 운구차가 1500여 직원의 배웅을 받으며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타워에서 영결식 장소인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으로 향하고 있다. 운구차 옆까지 나와 애도를 표한 이는 박한용 포스코 대표이사 부사장. 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86세의 노(老)정치인은 안내요원의 부축을 받으며 힘겹게 단상으로 올랐다. 그는 “속에 있는 말 몇 마디만 하겠다”며 미리 준비한 추도사는 영정 옆에 놔둔 채 마이크 앞에 섰다.

“우리는 두고, 자기는 위로 올라가시니 좋겠죠. 거기 가면 그토록 보고 싶어 하시던 박정희 대통령 계시니. 이 혼란한 시기에 떠나 우리는 너무 안타까운데….”

백발의 노인은 결국 눈물을 보였고 엄숙했던 영결식장도 눈물바다가 됐다.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영결식이 17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렸다. 추도사를 맡은 박준규 전 국회의장은 영정 앞에서 한참을 울먹였다. 박 명예회장의 후원회장을 맡기도 했던 박 전 의장은 은퇴 후에도 박 명예회장과 자주 만나 친분을 나눈 각별한 사이다. 박 전 의장은 “청암(박 명예회장의 호)과 같은 분이 또 있을까 싶다”며 “나도 곧 갈 테니까, 박 대통령 모시고 나라 걱정도 해주시고 우리가 좀 더 잘살 수 있게 도와주시라”고 추도사를 마쳤다.

영결식에 앞서 박 명예회장의 영정은 이날 오전 7시 30분 서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을 떠나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센터로 향했다. 포스코센터 1층에서는 포스코 임직원 1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박 명예회장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기 위한 추도식이 열렸다. 직원 대표로 조사를 맡은 김보영 인재혁신실 팀장은 “회장님의 완벽주의, 도전과 혁신, 청렴결백, 보국정신, 이 모두가 포스코의 정신이며 뿌리”라며 “이제 남은 과업은 저희가 성심으로 일궈나가겠다”고 말했다.

이후 영결식은 오전 9시 30분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진행됐다. 이날 영결식에는 박희태 국회의장, 원혜영 민주통합당 공동대표, 하금열 청와대 대통령실장,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 모리 요시로(森喜朗) 전 일본 총리 등 600여 명이 참석했다.

박 전 의장 외에 정준양 포스코 회장, 작가 조정래 씨가 추도사를 했다. 정 회장은 “해방, 분단, 산업화, 민주화, 정권교체, 외환위기의 극복까지 20세기 조국의 시련과 고난을 온몸으로 뚫고 나아간 당신은 우리 시대의 구심점이었다”며 “저희 포스코 임직원들은 당신께 배운 지혜와 용기로 심혈을 기울여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 명예회장의 평전까지 썼을 정도로 고인과 가까웠던 조정래 씨는 “10년이나 15년쯤 후에 이 글을 쓰게 될 줄 알았는데, 느닷없이 추도사를 쓰게 되니 슬픔이 사무친다”며 “인도인들이 간디에게 성스러운 영혼이라는 뜻의 ‘마하트마’를 선사한 것처럼, 당신은 한국의 ‘마하트마 박태준’이었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 박태준의 길을 따라갈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당신은 우리의 영원한 사표이며 소중한 보물”이라고 고인을 기렸다.

이후 고인은 현충원 국가사회유공자 묘역에 안장됐다. 쌀쌀한 날씨에도 영결식 참석자 대부분은 안장식까지 자리를 함께해 고인의 마지막 모습을 지켜봤다. 박 명예회장의 아들인 성빈 씨는 “이 세상의 누구보다 자랑스러운 아버님을 주신 하늘에 감사드린다”면서 “장례 기간 몸으로, 마음으로 함께해 주신 여러분의 고마움을 새기며, 가족들을 대표해 감사의 뜻을 전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포스코는 5일의 사회장 기간에 전국 7곳의 분향소에 7만8000여 명의 조문객이 찾았다고 밝혔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