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수행 現 대통령비서관 “신 前차관 주선 술자리 가보니 이국철 있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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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위 시절부터 MB수행…檢 “李회장 곧 재소환”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2008년 초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무·기획1팀장으로 일하던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수행비서를 술자리에 데려가 소개했을 정도로 이국철 SLS그룹 회장과 친분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신 전 차관과 형님 아우 하는 사이, 그 이상의 관계”라고 주장했고 신 전 차관은 이 회장의 폭로 전반에 대해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의 수행비서를 지낸 I 대통령비서관은 25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2008년 인수위 시절 신 전 차관이 술을 먹자고 해 따라가 보니 이 회장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회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대선 당일을 포함해 여러 차례 나와 술을 마셨다고 했는데 대선 당일에는 기자들과 술을 마셨고 알리바이가 분명하다. 이 회장과는 첫 만남 이후 사적으로 만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함께 술을 마신 기자들도 I 비서관의 알리바이를 뒷받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I 비서관은 “이 회장이 신 전 차관을 통해 (나에게) 상품권을 줬다고 주장했는데 상품권은 구경도 못했다. 직을 걸고 결코 받은 적이 없다. 정말 답답하다”고도 했다.

연이은 폭로에 침묵하던 I 비서관이 직접 해명에 나선 것은 이 회장이 이 대통령까지 거론하며 일방적인 주장을 쏟아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도 이날 이 회장의 언론 인터뷰에 사실과 다른 내용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며 동영상까지 제시했다.

이 회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I 비서관의 도움으로 2008년 11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무역진흥회의에서 앞자리로 옮겨 이 대통령과 대화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청와대가 공개한 동영상에서 이 회장은 이 대통령과 악수는 했지만 대화는 나누지 않았다. STX 강덕수 회장과만 대화를 나눈 것으로 확인됐다. 또 당시 이 회장은 원래 지정돼 있던 타원형 좌석에 앉았으며 자리를 옮기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이 회장은 이날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23일 검찰 조사 때 증빙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것에 “기자들이 많아서 들고 갈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추가로 폭로할 사람은 없다”고 했다. 그러나 이를 놓고 “이 회장의 폭로가 아직 거론하지 않은 제3의 실세를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검찰은 이 회장의 폭로가 ‘압박용’일 경우 청탁을 한 다른 인물을 섣불리 거론하지 않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조만간 이 회장을 추가 소환할 계획이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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