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가 앞서다니…” 친박, 여론조사 경계심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7일 11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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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캠프 조기구성 필요성도 거론

한나라당 친박(친 박근혜)계 인사들은 7일 발표된 일부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전 대표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간발의 차로 뒤지는 것으로 나타난 데 대해 경계심을 표출했다.

공개적으로는 "인기투표 성격의 여론조사에 일희일비할 필요가 있느냐"며 신경쓸 일이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분명히 의미는 있다", "다른 주자들과의 여론조사 결과와는 느낌이 다르다"는 언급도 나왔다.

박 전 대표의 대변인격인 이정현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박 전 대표는 여론조사에 일희일비 해본 적이 없다. 나라를 편안하게 하고 국민을 두루 행복하게 하는 방안에만 관심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측근인 최경환 의원도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의 열기 때문에 사실이 왜곡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고, 구상찬 의원은 "그 혹독한 검증을 거친 뒤 나온 지지율 40%와 인기투표로 얻은 40%의 견고성이 같을 수는 없다"며 평가절하했다.

한 친박 의원은 "언론이 너무 호들갑떠는 것 아니냐"며 불편한 심경을 표출했다.

하지만 또 다른 의원은 "의미있는 여론조사 결과"라며 "지금껏 다른 대권주자들과 견줘봤을 때와는 느낌이 다르다"고 솔직한 심정을 피력했다.

특히 한 여론조사에서 박 전 대표가 20,30,40대 등 청, 장년층에서 안 원장에게 뒤진 것으로 나타난데 대한 대책 마련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의 이택수 대표는 "선거의 바로미터인 40대에서 단번에 첫 조사부터 안 대표가 이긴 것은 의외"라며 "박 전 대표가 강세였던 충청권에서 안원장이 박 전 대표보다 높게 나온 것도 예상 밖으로 '40대 중도층과 무당파'가 안 원장에게로 갔다. '박근혜 대세론'이 처음 맞는 위기"라고 주장했다.

친박 내에서는 박 전 대표가 서울시장 선거지원 등을 포함해 대중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박 전 대표의 측근인 이한구 의원은 본회의장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 전 대표도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국민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어차피 올 위기라면 일찍 불거지는 게 대처 할 시간적 여유를 가지는 만큼 나쁘지 않다는 시각 아래에서, 조기 캠프 구성을 통한 전략 수립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한 친박 인사는 "그동안 `벌써 대권 다 잡은거냐'는 말이 나올까봐 본격적인 전략수립도 못한 부분이 있는데,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으니 베일을 벗고 캠프를 조기에 구성해 본격적인 전략 수립·대응에 들어갈 필요성도 느껴진다"고 말했다.

다만 당 일각의 '박근혜 구시대-안철수 새시대 인물' 프레임에 대해서 친박 인사들은 "박 전 대표가 과거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처럼 우측에 치우쳤다거나 퇴행적 정치를 주장했다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은데도 그렇게 주장하면 이는 박 전 대표가 대통령으로 가는 것을 막기 위한 고도의 음모론"이라고 반박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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