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의무적으로 고졸 출신 뽑아야”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2일 12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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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인플레' 지적.."축구선수가 서울대 졸업 필요한가"
"학력보다는 능력..4년제 대졸 비율 낮은 나라가 선진국"

이명박 대통령은 2일 "공무원을 뽑는데 복잡하지 않아야 하며, 의무적으로 고졸이나 특성화고교를 나온 사람들을 뽑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경기 수원시에 위치한 ㈜윌테크놀러지에서 제4차 공정사회 추진회의를 주재하면서 이같이 말한 뒤 "그래야 고교생이 나와서 전문인이 되지 않겠나. 정부가 제도적인 것을 파격적으로 해보자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우리나라가 잘못된 게 금융기관, 은행들이 사람을 뽑을 때 꼭 법과ㆍ상과ㆍ경영대학 (출신을) 뽑는다"면서 "미국의 경우 전공과 관계없이 철학과를 다니든 기계과를 다니든 상관없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공무원도 그렇게 뽑아야 한다. 어떤 곳을 보면 법과 대학이 80%인데 이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지금부터 의무적으로 고교 출신 비율을 높여야 하고 많이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졸 출신이 세상을 사는데 불편한 점이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상고 출신이라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있다"면서 "어제 30대 그룹 총수들로부터 고졸 출신들을 뽑아 인재로 키우겠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좋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또 "내가 운동선수 중에서 영국에 가서 축구를 잘하는 이청용 선수의 팬"이라며 "팬인 이유는 그 친구가 중졸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세계적으로 연봉 500만불, 1000만불 이상 받는 유명 선수들의 학력평균이 중졸쯤 된다. 공을 잘 차야 되는 것이지 프로축구 선수가 서울대 졸업, 이런게 필요하나"라고 지적했다.

우리 사회의 `학력 인플레'에 대해 이 대통령은 "과거에는 대학을 졸업해야 시집ㆍ장가도 가고, 요즘은 다들 애를 하나씩 정도밖에 안 낳으니, 자식 하나 있는 것을 대학에 보내야 하지 않나, 이런 생각을 많이 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학력보다는 능력이다. 시대가 그런 변화를 맞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나라는 대학이 너무 많다"면서 "수능성적이 300점이 넘어야 어느 대학 간다고 하지만 수능 100점만 받아도 지방의 어느 대학 골라서 간다. 그러니 우리나라는 `대학 인플레이션'"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학에서 애들 정말 잘 가르치는 것도 아니다. 대충 가르치는 곳도 있는데 대학 등록금은 너무 비싸다"면서 "우리는 지금 사회적으로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학력에 대한 전환기를 맞이 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세상을 살아가는데 그 분야에서 얼마나 노력을 했느냐가 중요하다"면서 "일찍 기술을 배워 명장이 되는 게 낫지 서울대 공과대 나왔다고 명장이 되는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한편 청와대가 이날 ㈜윌테크놀러지에서 공정사회 추진회의를 개최한 것은 이 회사가 학력차별 없는 `열린 고용'을 실천하는 회사라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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