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튼 뒤 정치]한나라 사무총장에 김정권… 홍준표, 왜 끝까지 밀어붙였나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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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의 정치적 동지… “직언도 서슴지 않아”

12일 진통 끝에 한나라당 사무총장에 임명된 김정권 의원(사진)은 재선이지만 2005년 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했다는 점에서 보면 ‘1.5선’이다. 그의 사무총장 인선을 놓고 당내에 잡음이 일었던 데는 중앙 무대에서의 정치 경력이 일천한 탓도 있었다. 그런 그를 홍준표 대표는 시종일관 사무총장으로 밀어붙여 끝내 관철했다.

2009년 여름, 당시 막 원내대표 임기를 끝낸 홍 대표는 정치 입문 10여 년 만에 처음으로 변호사 면허를 꺼냈다. ‘박연차 게이트’에 연루돼 수사와 재판을 받던 김 신임 사무총장을 위해서였다. 홍 대표는 법무법인 바른에 변호사로 등록한 뒤 직접 1심부터 법정에 나섰다. 홍 대표는 “김정권 의원은 평소 의심스러운 고액 정치후원금 50여 건을 자비로 환불할 정도로 돈 문제에서 깨끗한 정치인”이라며 “전형적인 짜 맞추기식 수사”라고 검사에게 호통을 쳤다.

김 총장에 대한 대법원의 무죄판결을 이끌어낸 뒤 홍 대표는 다시 변호사 휴업신고를 한 뒤 법무법인에서 탈퇴했다.

홍 대표와 김 총장의 신뢰관계는 2007년 대선 경선 과정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손학규 대선경선 후보(현 민주당 대표)의 민심대장정에 참여하기도 했던 김정권 의원은 손 대표가 탈당하자 ‘마이너’ 경선 후보인 홍 대표를 도왔다. 홍 대표가 외롭게 뛸 때 힘이 되어준 것이다. 김 총장은 12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평소 홍 대표가 정의감이 많은 분이라고 생각해 왔다”고 했다. 홍 대표가 원내대표 시절 김 총장에게 원내대변인을 맡긴 데는 이런 인연이 쌓여 있다. 홍 대표의 계파 의원을 딱 한명만 꼽으라면 김 총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홍 대표는 김 총장에게 허물없이 야단을 치기도 하지만 김 총장도 홍 대표에게 직언을 서슴지 않는다는 게 양측 참모들의 얘기다. 최근 홍 대표가 “계파 활동을 하면 공천을 주지 않겠다”는 말을 했을 때 김 총장은 “오해될 만한 얘기는 않는 게 좋겠다”고 지적했고 홍 대표가 받아들였다. 홍 대표는 12일 기자간담회에서 “사무총장이 (공천 과정에서) 외부 인사들(계파)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 (친이명박계도 친박근혜계도 아닌) 김정권 의원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18대 총선 공천을 반면교사로 삼아 향후 공천에 우려가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경남 김해(51) △김해고 △인제대 △5, 6, 7대 경남도의회 의원 △17, 18대 국회의원 △한나라당 원내대변인 △한나라당 중앙교육원장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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