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7·4全大는 화합-통합의 장”… 친박결집 제동

  • 동아일보

싱크탱크 국가미래硏 모임도 미뤄… 당초 전대 이틀전 회동서 연기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최근 측근들에게 “이번 7·4 전당대회는 ‘화합’과 ‘통합’의 장이 되어야 한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친박(친박근혜)계 일각에서 “내년 총선에 대비해 이번 전대에서 독자적인 대표 후보를 내세우거나 다른 세력과 연대해야 한다”는 등 친박 결집 움직임이 나오자 제동을 건 것이라는 해석이다.

친박계 핵심 관계자는 19일 “박 전 대표는 이번 전대를 통해 당내에 잔존하는 친이(친이명박)-친박 구도가 희석되기를 희망하며 주변에 그런 메시지를 전했다”면서 “전대 이후 박 전 대표가 본격적으로 외연 확대 활동을 할 때도 현재의 계파 구도를 없애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친박계는 전대 출마선언을 한 유승민 의원 외에는 별도의 후보를 내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1인 2표 중 유 의원에게 쏠릴 첫 번째 표 외의 남은 한 표에 대해서도 공개적으로 통일된 의견을 밝히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MB와 불필요한 각 세우지 않고 자신만의 정책으로 차별화 의지 ▼
全大 끝나도 본격 행보 안나설듯


박근혜 전 대표(얼굴)의 ‘화합’과 ‘통합’ 발언에 대해 친박계 내에선 “이번 전대에서 계파색이 옅은 당 대표가 나와야 한다는 뜻”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 일부 친박계 중진들 사이에선 “친박계에서 대표가 되면 오히려 박 전 대표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범(汎)친이계라도 총선 공천과 대통령후보 경선 관리를 공정하게 잘해 내고, 박 전 대표에 대한 야권의 공세에 당당히 맞설 수 있는 인사라면 대표로 지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 전 대표의 싱크탱크로 출범한 국가미래연구원의 첫 전체모임도 당초 다음 달 2일로 예정돼 있었으나 연기하기로 했다. 친박계 관계자는 “전대 직전에 전체회의를 열어 정책을 발표할 경우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의견이 있어 연기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17일 친박계 의원들이 주축이 된 ‘여의포럼’ 창립 3주년 기념 토론회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한편 박 전 대표는 전대 이후 활동 계획에 대해 “대통령과 불필요한 각을 세우지 않되 자연스럽게 나만의 정책으로 차별화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가 지난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기획재정부에 근로빈곤층을 포함한 사각지대의 4대보험 확대를 요구하고 한국은행을 향해 금리인상 시기를 놓친 것을 비판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박 전 대표는 전대가 끝나더라도 당장 대선 행보에 본격적으로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친박계의 한 의원은 “지금은 조직이나 정책, 미디어 등의 분야에서 ‘각개 약진하는 외연 확장기’로 박 전 대표도 특정 인물에게만 일을 전담시키지 않고 자연스러운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면서 “올 하반기 적절한 시기에 캠프를 구성해 외연 확장의 결과물을 구체적이고 질서 있게 정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