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차관 등 87명 모여 내놨다는 아이디어가 고작… “가을방학-대체공휴일 도입해 내수 진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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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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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18일 국정토론회서 ‘경기활성화 추진과제’ 선정

경기 과천시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장차관 국정토론회 둘째 날인 18일 오전 이명박 대통령과 참석자들이 교육원 내 산책로를 걸으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이 대통령의 왼쪽은 윤은기 공무원교육원장, 오른쪽은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 과천=청와대사진기자단
경기 과천시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장차관 국정토론회 둘째 날인 18일 오전 이명박 대통령과 참석자들이 교육원 내 산책로를 걸으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이 대통령의 왼쪽은 윤은기 공무원교육원장, 오른쪽은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 과천=청와대사진기자단
정부가 내수 활성화를 위해 가을방학 신설과 대체공휴일제, 공공부문의 ‘8시 출근, 5시 퇴근제’ 도입 등 다양한 정책과제를 제시했으나 관계 부처 간 견해차가 크고, 재계 등 이해관계자들의 반발이 심해 실제 시행은 불투명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내수 활성화의 핵심 사안인 서비스업 규제 완화에 대해서는 관련 부처 장차관이 머리를 맞댔는데도 뚜렷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또 가계 소비여력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는 재정·세제 지원이 빠져 내수 진작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정부는 17, 18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국무총리 이하 장차관과 청와대 실장·기획관 등 87명이 참여한 가운데 내수 활성화를 위한 국정토론회를 열어 100개가 넘는 정책 과제를 토의했지만 확정한 사안은 ‘월 한 차례 전통시장 가는 날’ 단 한 개뿐이었다.

임종룡 기획재정부 1차관은 18일 정부과천청사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토론회 취지답게 놀랄 정도로 많은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왔다”며 “월 한 차례 전통시장 가는 날을 제정하는 방안은 확정됐지만 나머지는 부처 간 협의를 거쳐 구체안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30일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확정된 내수 진작 방안을 담기로 했다.

우선 겨울방학을 줄이는 대신 가을방학을 신설하고, 공휴일이 주말과 겹치면 평일에 쉬는 대체공휴일제를 검토하기로 했다. 또 정부 부처 등 공공부문 근로자의 출퇴근 시간을 1시간 당기는 방안도 저울질하고 있다. 여가시간이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소비와 여행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공공부문 출퇴근 시간 조정과 관련해 실제 오후 5시에 퇴근이 가능하겠느냐는 회의적인 시각이 정부 내에서 나오고 있다. 또 가을방학은 학제 개편 사안이라는 이유로 교육과학기술부에서, 대체공휴일제는 근로시간 단축이라는 이유로 재계에서 반발하고 있어 추진이 불투명하다.

정부는 골목경기 개선을 위해 전통시장에서 사용한 금액에 대해서는 소득공제율을 확대하고 전통시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온누리상품권의 사용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이 같은 전통시장 육성책은 도입은 어렵지 않지만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대형마트의 영업시간을 단축해 동네 슈퍼를 보호해야 한다는 안건을 놓고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다. 시장원리에 어긋나고, 해외 대형유통점이 반발해 무역 분쟁으로 번질 수 있다는 반론이 많아 추후 검토 과제로 미뤄졌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본부장은 “정부의 각종 아이디어가 실행되면 내수 진작에 일부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의료 관광 교육 등 서비스산업과 같은 내수기반 산업의 틀을 만들지 못하면 여가시간을 늘려도 해외로 빠져나가는 부작용만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진 기자 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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