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쇄신바람’ 대선주자 엇갈린 득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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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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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 안 나서고 ‘친이 독주’ 허문 박근혜 희색

한나라당에 불어닥친 쇄신 바람이 당내 대선주자들에게도 강하게 불어닥치고 있다.

선두를 달리고 있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순풍에 돛 단 격으로 더욱 힘을 받는 분위기다. 박 전 대표는 세종시 수정안에 반대한 이후 다른 지역에 비해 수도권이 취약해진 것 아니냐는 얘기가 있었다. 그러나 이번 쇄신 바람으로 그런 우려가 상당히 불식됐다는 게 측근들의 자체 평가다.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이 수도권 지역의 소장파 의원들과 함께 수도권 지역구의 원내대표를 만들어냈다는 점에서다.

서울지역의 한 친박 의원은 “영남 기반의 박 전 대표가 젊은 수도권 의원들과 함께한다는 건 의도하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반가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로서는 당장의 ‘박근혜 역할론’이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7월로 예상되는 전당대회 때 본인이 직접 나서지 않고도 친이계 주류 일색의 최고위원회의 구성을 막을 수 있게 된 것도 잘된 일이다. 한 친박 의원은 “내년 총선과 대선을 관리할 당 지도부가 사사건건 박 전 대표의 발목을 잡으면 신경 쓰이게 된다. 최소한 그런 사태를 막을 분위기는 형성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친박계는 원내대표 경선 패배 이후 친이계 주류가 더욱 결집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다른 대선주자들은 소장파와 박 전 대표의 결합 가능성에 적잖이 신경이 쓰이는 눈치다. 특히 정몽준 전 대표는 난감한 형국이다. 정 전 대표는 대표 시절 소장파들을 주요 당직에 임명해 함께 일해왔다. 소장파의 리더 격인 남경필 의원은 당시 인재영입위원장, 정두언 의원은 지방선거기획위원장을 맡았다. 소장파에 공을 들였던 정 전 대표로서는 약한 당내 기반을 극복할 중요한 지원 세력을 빼앗겨 버릴 수 있게 된 것이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문수 경기도지사 측도 본인들의 기반지역인 수도권 의원들이 친박계와 결합할 듯한 모양새가 마땅찮은 표정이다. 오 시장의 측근은 “당이 쇄신바람으로 활력을 띠는 건 반가운 일”이라면서도 “당 쇄신의 형태가 (국민이 중심이 아닌) 세력들의 이합집산으로 이뤄져서는 안 된다”고 경계했다.

정 전 대표와 김 지사는 대권-당권 분리 규정을 고쳐 박 전 대표를 비롯한 모든 대선주자가 전당대회에 출마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측근을 통해 비상대책위원회에서 강하게 당헌, 당규 수정을 요구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오 시장은 “전당대회 출마를 위해 서울시장직을 던지는 건 무책임한 행동”이라며 일단 한발 비켜 서있겠다는 태도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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