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총선 공포’]속도조절 황우여 “대표 대행, 당헌대로 하면 돼”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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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권한 대행”서 한발 후퇴… “黨사무처서 유권해석” 강조

“(당 대표 권한대행을 원내대표가 맡을지, 비상대책위원장이 맡을지는) 당헌에 맞는 대로 하면 된다.”

6일 원내대표 선거에 이은 여권 권력지형의 지각변동 중심에 선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 그는 9일 오후 국회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최근 당내 최대 논란으로 떠오른 당 대표 권한대행을 누가 해야 하는지를 놓고 “비대위에 대해 내가 말을 너무 많이 한 것 같다. 당 사무처가 당헌 규정의 유권해석을 하면 될 문제다”라며 원칙론을 강조했다.

7일 안상수 전 대표 주재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비대위가 ‘최고위원회의 통상업무’를 맡도록 해 비대위원장에게 대표 권한을 부여한 것을 문제 삼으며 당내 주류로 불리던 친이(친이명박)계와 일전을 불사할 듯한 강경 발언을 해온 것과 달리 신중한 모습이었다. 그는 이날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만 해도 “당헌에 당 대표가 직무를 수행하기 어려울 때는 원내대표가 대행하게 돼 있다”며 비대위 구성을 정면으로 문제 삼았었다.

황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당 법률지원단장이자 같은 판사 출신인 여상규 의원과 회동했다. 이 자리에서 여 의원은 “대표 권한대행 문제와 비대위 구성과 관련한 당헌 규정이 모호하게 돼 있어 명확하게 어느 쪽이 맞다고 판단하기 쉽지 않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결국 11일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의 정치적 판단에 따라 비대위의 권한과 정당성 문제가 결정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황 원내대표는 당초 이날 오전으로 예정돼 있었던 정의화 비대위원장과의 회동도 ‘바쁜 일정’을 이유로 미뤘다. 그는 이날 민주당 손학규 대표에 이어 박지원 원내대표에게 취임인사를 하고 나오며 “정 비대위원장을 만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직 만날 예정은 없고 약간 만나기가 부담스럽다. 예의를 갖추고 만나려면 시간이 있어야 하는데 알다시피 계속 일정이 있다”고 했다. 일각에선 그가 정 비대위원장을 만나 갈등이 확산되는 듯한 모양새를 피하려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황 원내대표와 이주영 정책위의장은 신임 인사차 민주당 손학규 대표를 찾았다. 이 자리에서 손 대표는 “(당내 비주류인) 두 분의 당선이 한국 정치의 쇄신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야당이 몸싸움을 강요받는 일이 없도록 해 달라. 황 원내대표가 왔으니 이제 날치기는 없어지리라 본다”고 말했다. 이에 이 정책위의장은 “민주당도 앞으로 좀 더 통 큰 정치를 했으면 좋겠다”고 받아쳤다. 황 원내대표는 “야당의 소중함과 중요성을 뼈저리게 마음에 새기고 잘 모시겠다”고만 했다.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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