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지사 보선 “영동이 열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12일 03시 00분



4·27 재·보궐선거 승부처인 강원도지사 보궐선거를 앞두고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영동 출신 영입에 사활을 걸고 있다. 그간 강원도에서 치러진 선거 구도는 아무리 인물론을 내세워도 태백산맥을 기점으로 영서와 영동으로 지지 정당, 후보가 갈리는 지역 갈등이 존재해 왔다. 이번 선거에서 한나라당 엄기영, 민주당 최문순 후보가 모두 영서(춘천) 출신이어서 후보들과 연고가 없는 영동권의 표심이 선거의 승패를 가를 것이라는 게 양당의 공통된 판단이다.

영서인 원주 출신으로 고교(원주고) 선후배였던 한나라당 이계진 전 의원, 민주당 이광재 전 지사가 출마한 지난해 6·2지방선거에서는 이 전 지사가 자신의 지역구였던 태백-영월-평창-정선의 지지를 발판으로 영동 표심을 끌어들이면서 승리했다.

민주당은 11일 18대 총선 이후 무소속으로 남아 있던 3선의 송훈석 의원(속초-고성-양양)을 영입하는 것으로 영동 구애를 위해 숨겨뒀던 카드를 공개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이라고 환영했다. 이에 앞서 민주당은 7일 2009년 10월 강릉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33%의 득표율을 과시한 송영철 변호사를 입당시켰다.

한나라당도 질세라 지난해 6·2지방선거에서 공천 탈락 후 무소속으로 당선된 김대수 삼척시장을 영입했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동해 출신으로 3선 도지사를 지낸 김진선 전 대통령지방행정특보의 외곽 지원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무분별한 영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민주당 관계자는 “눈앞의 선거 승리를 위해 어제의 배신자도 정체성에 관계없이 무조건 끌어안겠다는 건 무원칙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15대 때 신한국당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송 의원은 16대에선 새천년민주당 소속으로 당선→17대 때 민주당 소속으로 출마해 낙선 이후 탈당→18대 총선 때는 한나라당 공천 낙천 후 무소속 당선됐다.

한편 이날 민주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등 야 4당의 연합공천 협상이 완전 타결돼 4·27 재·보선은 한나라당과 야권 단일 후보 간 일대일 구도로 치러지게 됐다.

그러나 전남 순천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민노당 김선동 후보로의 단일화가 확정된 가운데 민주당 박 원내대표가 탈당 및 무소속 출마가 예상되는 조순용 예비후보 캠프를 방문해 민노당에서 “이게 단일화 정신이냐”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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