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을 복잡한 ‘손학규-정운찬 방정식’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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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손학규 나오면 ‘정운찬 카드’로 전략 공천”
민주당 “카운터파트 따라 패 달라” 수 읽기 분주

경기 성남 분당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자 공천을 놓고 여야가 막판까지 상대편의 진영을 살피는 치열한 ‘눈치작전’을 벌이고 있다.

4·27 재·보선 전 지역에서 경선을 치르기로 하고 15일 공천신청을 마감하는 한나라당으로서는 전통적인 우세지역임에도 정작 후보 공천의 윤곽조차 못 잡고 있다. 강재섭 전 당대표가 13일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열고 출마를 공식화했으나 정운찬 전 국무총리 영입론도 사그라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14일 오후까지 정 전 총리가 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은 상황에서 15일 공천신청서를 제출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이렇게 되면 경선을 통한 ‘정운찬 카드’는 폐기된다. 한나라당의 한 고위당직자는 “정 전 총리가 주변에 여러 차례 출마 의사가 없음을 밝혔고 정 전 총리가 내세운 이익공유제를 최근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이 비판하면서 분위기가 좋지 않다”며 그의 출마 가능성을 낮게 봤다.

하지만 민주당이 손학규 대표 카드를 꺼내든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강 전 대표도 거물급이지만 경기지사를 지낸 현직 제1야당 대표가 출마한다면 정 전 총리를 내세워야 한다는 의견이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 일각과 여권 주류에서 정 전 총리를 선호하는 분위기도 여전하다.

여권의 또 다른 관계자는 “손 대표가 나오면 정 전 총리의 생각이 달라질 수 있고 한나라당의 공천 전략도 수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손 대표 출마는 ‘비상 상황’인 만큼 한나라당이 얼마든지 분당을에서는 경선 대신 정 전 총리를 후보로 추대하는 ‘전략 공천’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강 전 대표 측은 “여론조사 결과 손 대표와 대결해도 내가 이긴다”며 불쾌감을 나타내고 있다.

민주당도 한나라당의 패를 읽느라 분주하다. 민주당의 핵심 관계자는 “손 대표가 분당을에서 일찌감치 나온다, 안 나온다 언급할 필요가 없는 것은 ‘카운터파트’가 누구냐에 따라 사정이 달라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손 대표의 분당을 출마론은 정 전 총리의 분당을 출마설이 제기되면서 맞대응 카드로 나온 만큼 정 전 총리가 안 나오면 손 대표 카드는 자연히 잦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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