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외교관 ‘상하이 스캔들’]“국가 망신이자 외교사 치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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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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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통위서 질타… 윤봉길의사 폭탄 던진 곳서, 외교관들 수치심의 폭탄 던져
MB캠프 출신 임명따른 人災… 총리실 대신 檢-국정원 조사를

“스캔들, 송구스럽습니다” 고개 숙인 외교장관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9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상하이 총영사관 기밀 유출사건에 대해 “국민께 송구스럽다”며 사과하고 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스캔들, 송구스럽습니다” 고개 숙인 외교장관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9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상하이 총영사관 기밀 유출사건에 대해 “국민께 송구스럽다”며 사과하고 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국가 망신이자 대한민국 외교사의 치욕적 사건이다.”

9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선 여야 가릴 것 없이 상하이 총영사관 기밀 유출 사건에 대해 강도 높은 질책이 쏟아졌다.

민주당 박주선 의원은 “상하이 총영사관에서 터진 치정, 불륜과 관련된 외교관 사건은 국가 망신에다 치욕적인 국격 훼손”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최재성 의원은 “윤봉길 의사가 일제에 항거해 폭탄을 던진 상하이에서 외교공무원들은 조국을 향해 ‘수치심의 폭탄’을 던졌다”며 “올해 1월 총리실에 이번 사건이 처음 제보됐다는데 지금까지 외교부는 무슨 조치를 취했느냐”고 질타했다. 같은 당 김동철 의원은 “이번 사건(의 본질)은 외교통상부의 총체적 기강 해이”라고 규정했다.

한나라당 구상찬 의원은 “외교부가 고개를 못 들 정도의 사건이 발생했다”고 꼬집었다.

구 의원과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은 이번 사건은 정권 창출에 기여한 비(非)외교관 출신 인사들이 재외공관에 대거 진출한 데 따른 ‘인재(人災)’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원혜영 의원은 “이번 사건은 현 정부 인사 실패의 대표 사례”라고 말했다.

의원들은 총리실이나 외교부 차원의 조사가 아니라 검찰에서 본격적으로 수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야당은 이번 사건을 조사 중인 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실이 지난해 민간인 사찰로 비판을 받은 만큼 조사 주체로 부적합하다고 주장했다.

박주선 김동철 의원은 “총리실은 수사권이 없는 만큼 정확한 진상 파악을 위해 검찰에 수사 의뢰하거나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한나라당 윤상현 의원은 “국가정보원 차원의 특별수사팀을 꾸려 조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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