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표류자 송환, 3년전엔 ‘쾌속’ 올해는 ‘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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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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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설연휴에 22명 남하, 당일 북송… 귀순봉쇄 논란이번엔 4일째 조사 이어져… 北赤 “빨리 송환하라” 전통문

8일 연평도 해군해상전진기지에 예인된 북한어선. 5일 월남한 31명의 북한 주민들은 이 배를 타고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왔다. 나무로 만든 5t 규모의 동력선으로 통상 10여 명이 타고 조개잡이 조업을 하며 속도는 10노트를 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탈북자들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주민들의 탈북을 막기 위해 속력이 빠른 배를 금지하고 있으며 철로 만든 배는 부식 때문에 관리가 어렵고 가격이 비싸 주민들은 나무로 만든 배를 선호한다고 한다. 연평도=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8일 연평도 해군해상전진기지에 예인된 북한어선. 5일 월남한 31명의 북한 주민들은 이 배를 타고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왔다. 나무로 만든 5t 규모의 동력선으로 통상 10여 명이 타고 조개잡이 조업을 하며 속도는 10노트를 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탈북자들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주민들의 탈북을 막기 위해 속력이 빠른 배를 금지하고 있으며 철로 만든 배는 부식 때문에 관리가 어렵고 가격이 비싸 주민들은 나무로 만든 배를 선호한다고 한다. 연평도=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북한 적십자회가 8일 대남 전화통지문을 통해 서해 연평도 인근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온 북한 주민 31명과 선박의 조속한 송환을 요구했다고 대한적십자사가 밝혔다. 한적 관계자는 “북측 주민의 자유 의사에 따라 처리할 것임을 9일 북측에 통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북한 주민 31명이 귀순 의사를 표시하지 않는다면 정부의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북한으로 송환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안은 여러모로 2008년 2월 8일 북한 주민 22명이 서해에서 표류하던 중 NLL을 넘었다가 곧바로 송환된 사례를 떠올리게 한다. 다만 4일째 이어진 정부 합동신문조의 조사는 매우 신중한 모습이다. 이는 2008년 정부가 북한 주민들을 당일 오후 전격 송환하면서 논란에 휩싸였던 경험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3년이라는 시차에도 불구하고 두 사안은 모두 설 연휴에 벌어진 대규모 남하라는 공통점을 보인다. 2008년 남하한 주민들도 조개잡이와 굴 채취에 나섰다가 표류했다는 점에서 모두 ‘머슴 조개잡이’에 동원된 것이 아니냐는 추정도 나온다.

2008년 정부는 22명(여성 14명, 남성 8명) 전원을 곧바로 북한으로 송환했다. 이번에도 정부가 남하한 31명(여성 20명, 남성 11명)을 개별적으로 조사한 결과 전원이 북한으로 귀환을 원하고 있어 이들의 의사에 따라 전원 송환할 것으로 보인다.

2008년 당시에는 6가구 13명과 이웃 주민 9명이 소형 고무보트 2척에 나눠 타고 내려왔다. 이들 중에는 15∼17세의 청소년 3명이 포함됐다. 그러나 이번에는 청소년이나 아동은 없고 가족이 아닌 작업반으로 구성됐다는 차이를 보였다.

당시 정치적 논란이 벌어진 이유도 아이들을 동행한 데다 가족 단위라는 데 있었다. 이들이 귀순 의사를 갖고 있을 가능성이 있었음에도 당일 오후 판문점을 통해 전격 송환해 충분한 조사를 하지 못했다는 논란을 남겼다.

정부 관계자는 “2008년 2월은 대북 포용정책을 쓰던 지난 정권 말기”라며 “당시엔 북측도 해상에서 표류한 남한 인사들을 곧바로 돌려보내곤 했다”고 설명했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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