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사격훈련 단행]시민들 “北도발 응징 의지 보여줬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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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연평부대의 해상 사격훈련이 20일 실시되자 시민들은 “북한의 추가도발이 우려되는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 군의 정당한 훈련인 만큼 예정대로 실시된 것은 잘한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접경지역인 경기 전방지역에서도 주민들이 대피하는 등 하루 종일 긴박한 상황이 지속됐다.

이날 많은 시민들은 이번 사격훈련에 대해 “북한의 도발을 응징하겠다는 우리 군의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사격 훈련이 한창 진행되던 오후 3시 서울역 맞이방에서 TV를 지켜보던 대학생 최진호 씨(24)는 “천안함 폭침과 달리 지난달 북측의 연평도 포격은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명백한 도발”이라며 “사격 훈련과 같은 우리의 강력한 메시지를 북한에 보내야 연평도 사태의 재발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아들 2명이 군에 복무하고 있다는 안지환 씨(55)는 “우리가 언제까지 북한의 도발에 참고 살아야 하는가. 정상적인 포사격 훈련은 실행하는 것이 맞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윤택 씨(40)도 “이제 더는 한국이 북한 의도대로 당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의미로 사격 훈련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우리 군의 훈련을 빌미로 북한이 추가 도발을 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서울 청량리역에서 만난 임재영 씨(60)는 “어릴 적 6·25전쟁을 겪었는데, 전쟁이 터지면 우리가 쌓은 모든 것이 무너진다”며 “참고 넘어가는 게 상책”이라고 손사래를 쳤다.

시민단체들은 이념 성향에 따라 의견차가 뚜렷하게 엇갈렸다. 전희경 바른사회시민회의 정책실장은 “이번 우리 군의 포사격 훈련은 예고대로 실시된 통상적인 훈련”이라며 “평화를 위해 훈련을 중지하자는 주장은 국민을 ‘거짓 평화’로 현혹시키는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뉴라이트전국연합도 이날 논평에서 “연평도 사격훈련은 우리 영해에서, 우리 필요에 따라 독자적으로 실시한 훈련”이라고 말했다. 반면 진보단체인 참여연대는 성명을 통해 “확전 가능성을 모르지 않으면서도 포사격 훈련을 강행한 것은 국민의 생명을 볼모로 한 도박 행위”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서해 해상 사격훈련에 앞서 경기 파주시는 오후 1시 30분경 통일촌과 해마루촌, 대성동마을 등 3개 민통선마을 270여 가구, 주민 790여 명을 마을회관 지하 등 지정된 대피장소로 대피시켰다고 밝혔다. 연천군도 이날 오전 10시 군부대의 요청에 따라 연천군 횡산리 마을 33가구, 주민 76명을 10여 km 떨어진 군남면 옥계3리 안전지대로 피신시켰다.

파주=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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