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전문가 빅터 차가 말하는 북한문제 5가지 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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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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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은 미쳤다?… 이상하긴 해도 미친건 아냐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보좌관을 지낸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문제연구실장 겸 조지타운대 교수(사진)는 10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 인터넷판에 게재한 ‘북한에 관한 5가지 오해’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통해 “많은 사람이 북한과 북한을 둘러싼 상황을 잘못 이해하고 있다”며 “최근 한반도 긴장 사태를 이해하려면 북한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선 차 교수는 “북한 사람들은 이상할지 모르지만 미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사람들은 북한이라고 하면 애니메이션 영화 ‘팀 아메리카’에 등장하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모습을 먼저 떠올리지만 자신이 부시 전 행정부에서 직접 경험한 북한 외교관들은 현명할 뿐 아니라 캘리포니아산 포도주를 좋아하고 이성적이라는 것이다. 북한이 핵무기를 담보로 한반도를 위협하는 이른바 ‘벼랑 끝 전술’은 위험하기는 하지만 북한 입장에서 보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고 차 교수는 지적했다.

또 차 교수는 “김일성은 36세이던 1948년 권력을 잡았고 김정일도 30대 후반에 후계자로 지명됐다”며 “북한에서는 40∼50년을 통치할 것을 염두에 두고 젊은 나이에 지도자를 선택하는 게 이상한 일이 아니어서 김정은이 지도자가 되기에는 너무 어리다는 지적도 잘못 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북한과의 협상이 만능 해결책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합의를 깰 것을 뻔히 알면서도 미국이 계속 협상에 나서는 것은 군사대응을 할 경우 한반도에서 전쟁이 벌어질 것이라는 사실을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차 교수는 분석했다.

또 그는 한반도에서 중국의 역할에 대해 “중국이 북한을 끌어내는 데 지렛대가 될 수 있지만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이유는 북한 정권이 무너질 경우 엄청난 피란민이 국경을 넘어 중국으로 오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많은 전문가가 과거에는 통일이 위험하다고 생각했지만 최근 들어선 통일이 유일한 장기 해결책이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며 이를 마지막 오해로 진단했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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