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연평도 포격 도발]서해훈련 이틀째… 실전 같은 정밀타격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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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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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왕함 “전투기 출격” 요청따라 美함재기 敵향해 불뿜어

조지워싱턴 통제실… 레이더-동영상으로 상황 한눈에 29일 서해에서 이틀째 한미 연합훈련이 진행된 가운데 미 해군 7함대 소속 항공모함 조지워싱턴의 지휘통제실에서 승조원들이 대형 화면과 레이더 장비를 통해 작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서해=사진공동취재단
조지워싱턴 통제실… 레이더-동영상으로 상황 한눈에 29일 서해에서 이틀째 한미 연합훈련이 진행된 가운데 미 해군 7함대 소속 항공모함 조지워싱턴의 지휘통제실에서 승조원들이 대형 화면과 레이더 장비를 통해 작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서해=사진공동취재단
한미 양국 군은 서해 연합해상훈련 이틀째인 29일 태안 앞바다에서 북한의 수상함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도발하는 상황을 가정해 실전과 같은 훈련을 했다. 미국 항공모함 조지워싱턴에 탑재된 전투기가 모두 출동한 가운데 이지스구축함의 대공방어훈련, 공중침투대응훈련, 항모강습작전, 해상자유공방전 등 고강도 전술훈련이 진행됐다.

9만7000t급의 조지워싱턴은 마치 거대한 섬처럼 서서히 움직였다. 항공기 70여 대가 늘어선 축구장 3개 크기의 갑판 위에 서면 흔들리는 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대공방어훈련이 시작된 오후 1시 항모 갑판에서 승조원들의 움직임이 부산해졌다.

한국 이지스구축함인 세종대왕함에서 침투하는 적 함정을 식별하고 조지워싱턴에 함재기 출격을 요청했다. 세종대왕함은 360도 전방위를 감시하는 위상배열레이더(SPY-1D) 등 이지스 전투체계를 통해 빠른 속도로 날아오는 탄도미사일 등 표적 1000여 개를 동시에 탐지·추적할 수 있다. 세종대왕함이 함재기 출격을 요청해 요격을 통제하면서 전술을 수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갑판에 늘어선 전폭기 슈퍼호닛(FA-18E/F)과 호닛(FA-18A/C) 등이 사출장치 앞에서 10초 정도 제트엔진을 가열하는가 싶더니 굉음을 내며 급발진했다. 200m 정도 활주로를 달린 뒤 날아오르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2, 3초. 전투기들은 사출장치의 도움을 받아 2.7초 만에 220km의 속력에 도달한다. 조지워싱턴은 4대의 사출장치를 갖추고 있다. 출격한 전투기들은 NLL을 침투하는 가상의 적 항공기와 함정을 타격하는 해상자유공방전을 수행했다. 조기경보기 E-2C(일명 호크아이 2000)가 조기에 적을 포착하자 함재기가 긴급 출격하고 양국 함정들이 대공유도탄과 근접방어무기체계인 골키퍼 등을 이용해 격멸했다. 군 관계자는 “해상자유공방전 훈련에서는 조기경보기와 전자전기가 전방 해역을 감시하고 특히 강력한 전자전 공격까지 실시했다”고 말했다.

모든 항공기의 이착륙을 비롯한 연합훈련의 작전 전반은 조지워싱턴의 심장부에 해당하는 지휘통제실(CDC)에서 이뤄진다. 어두운 CDC 안은 작전 상황을 한눈에 보여주는 대형 화면과 레이더 장비만이 불을 밝히고 있었다. 훈련에 참여하는 한미 연락장교들이 모여 정보를 공유하며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었다. CDC에 근무하는 피터 왈작 중령은 “항공전과 무기통제, 수상함전, 대잠수함전, 전자전 등이 CDC에서 통제된다”고 설명했다.

연합훈련은 이날 오전 미군 항모 및 이지스구축함 3척과 한국 세종대왕함의 통신교환으로 시작됐다. 양측은 통신망 점검과 연락단 교환 등을 통해 소통 채널을 열어 놓은 뒤 이지스구축함의 연합대공방어훈련, 공군기와 항모 함재기가 참가하는 공중침투대응훈련 등 본격적인 전술훈련에 돌입했다.

연합대공방어훈련에서는 항모와 구축함 등 주력함에 공격을 가하는 가상의 적기에 대응해 전폭기인 슈퍼호닛과 KF-16 등 한미 양국의 전투기가 긴급 출격해 요격에 나섰고, 세종대왕함은 사거리 10km의 단거리 함대공 유도탄(RAM) 등을 발사해 적기를 격추했다. 양국의 이지스함은 수백 개의 공중 목표물을 동시에 탐지해 방어하는 훈련도 했다. 공중침투 대응훈련에서는 호크아이 2000이 공중 통제하는 가운데 미군 F-16C, 한국군 F-15K 등이 방어에 나선 가상의 적기를 제압했다.

이날 훈련 지역 해상에는 조지워싱턴 외에도 미국의 미사일순양함 카우펜스(9600t급)와 이지스구축함인 라센, 스테담, 피츠제럴드가, 공중에는 F-16C 전투기와 ‘탱크킬러’로 불리는 A-10C 공격기 4대가 출동했다. 한국 전력으로는 세종대왕함 외에 4500t급 한국형구축함 문무대왕함과 충무공이순신함, 초계함, 대잠초계기(P3-C), 링스헬기, F-15K와 KF-16 전투기 등이 투입됐다.

이날 훈련이 진행되는 동안 미군은 고성능 지상감시 정찰기인 조인트스타스(J-STARS)를 고공에 띄워 북한의 해안포 및 지상포 기지의 움직임 등 도발 징후를 감시하면서 실시간으로 수집된 북한군의 움직임을 지상 관제소와 수상함에 전파했다.

한편 해병대도 이날 서해 만리포에서 한국군 단독으로 상륙훈련을 할 계획이었으나 기상 악화로 취소했다.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서해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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