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은 27일 개성 자남산여관에서 이틀째 적십자회담을 열었지만 아무런 합의도 보지 못한 채 다음 달 말 다시 만나기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이날 “북측은 남측이 어제 제기한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를 비롯한 이산가족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해 ‘남측이 쌀과 비료를 제공하고 금강산관광을 재개하면 문제를 풀어갈 수 있다’는 주장을 계속했다”고 말했다.
북측은 26일 회담에서 당초 알려진 것보다 많은 쌀 50만 t과 비료 30만 t의 지원을 남측에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남측 김용현 수석대표는 “이런 대규모 지원은 적십자사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고 당국에서 검토할 사안”이라고 대응했다고 밝혔다. 남측은 또 금강산관광도 북측의 성의 있는 태도가 선행돼야 재개될 수 있으며 관광 재개와 이산가족 상봉은 별개의 문제라고 반박했다.
북측 최성익 단장은 27일 오전 전체회의에서 “때를 놓치지 말라는 말은 기회가 언제나 있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 (대한적십자사) 유종하 총재의 임기가 얼마 안 남았는데 좋은 안을 가져왔으리라 생각한다”며 거듭 같은 주장을 되풀이했다고 회담 관계자는 전했다.
남측은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와 생사 및 주소 확인, 서신 교환, 80세 이상 고령 이산가족들의 고향 방문, 국군포로 및 납북자 생사 확인 등을 논의하기 위해 다음 달 25일 차기 회담을 열자고 제의했고 북측은 이를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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