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2차관에 민동석씨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26일 19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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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각수 1차관은 당분간 유임
靑 "李대통령, 소신지킨 공직자 배려"

이명박 대통령은 26일 공석인 외교통상부 제2차관에 민동석(58) 외교안보연구원 외교역량평가단 단장을 내정했다.

전남 해남 출신인 민 내정자는 한국외국어대학교를 나와 외무고시 13회로 옛 외무부에 입부, 기획예산담당관, 통상정보지원팀장, 주휴스턴 총영사 등을 거친 통상 전문가이다.

특히 농림수산식품부 농업통상정책관이던 2008년 4월 미국과의 쇠고기 수입 협상에서 한국측 수석대표로 협상을 타결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나 유명환 전 외교장관 딸 채용 논란과 관련해 자진 사의를 밝혔던 신각수 제1차관은 업무 공백 가능성을 고려해 당분간 유임하기로 했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신 차관이 얼마 전 사임 의사를 표시했으나 G20(주요20개국)정상회의를 앞두고 장차관이 모두 교체되는 것은 문제가 있는 만큼 내년 초 재외 공관 인사가 있을 때까지 현직에서 당분간 일하는 것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외교부 주류 출신이 아닌데다 정권 초기 쇠고기 협상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민 내정자가 차관으로 전격 기용된 배경에는 정부 관료로서 소신을 보인 민 내정자를 배려하겠다는 이 대통령의 의지가 깔려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외교부 개혁의 의지를 보이는 상징적 차원에서 지연, 학연, 업무 분야 모두 철저하게 비주류 인사를 선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 대변인은 민 내정자의 인선 배경에 대해 "1998년 외무부가 외교통상부로 개편된 이후 통상교섭 전문가가 차관에 임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통상분야와 외교분야의 연결고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역대 차관이 49명 있는데 외대 출신으로는 최초로 차관에 발탁됐다"며 "최근 외교부에서 여러 가지 변화의 노력이 있는데, 민 내정자의 경우 외교부 출신이지만 농림부 경험을 한 만큼 바깥에서 외교부를 보는 객관적 시선을 갖고 있어 외교부 변화에 상당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핵심참모는 "민 내정자는 쇠고기 협상 이후 온갖 어려움과 개인적 불이익 속에서도 소신을 지킨 사람"이라며 "자기 소신을 지키는 공직자에 대한 배려도 있었다. (이 대통령이) 이런 공직자들에게 기회를 주려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상표 홍보수석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민 내정자는 정부의 녹을 먹는 관료로서 주어진 임무를 성실히 수행했다는 이유만으로 반대 세력의 협박에 생명의 위협까지 느꼈다"며 "이처럼 국가를 위해 일하다 개인적으로 엄청난 고통과 희생을 당한 사람을 챙기는 것은 정부의 의무"라고 말했다.

인터넷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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