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막오른 김정은 시대]黨군사위, 국방위 제치고 최고 실세기관으로

동아닷컴 입력 2010-09-30 03:00수정 2010-09-30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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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 벗은 당 조직 28일 진용이 짜인 북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에는 실질적인 파워를 가진 실무그룹이 대거 포진했다. 이로써 당 중앙군사위가 국방위원회보다 더 실질적인 힘을 행사할 수 있는 권력기관으로 자리 잡았다.

정치국 인선에서는 후보위원들이 정위원들보다 더 실세인 경우가 많다. 정치국 위원들은 대체로 김일성 주석 시절부터 중용돼 온 인물인 반면 후보위원들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중용한 인물이라는 특징도 있다.

○ 중앙군사위는 천안함 사건 지휘부?

누구보다 눈에 띄는 인물은 3월 26일 발생한 천안함 폭침사건의 실무 책임자로 알려진 김영철 인민무력부 정찰총국장이다. 최근 일부 대북 소식통은 김영철이 천안함 사건의 책임을 지고 철직될 것이라고 예고했지만 그는 이번에 중앙군사위원에 임명됐다.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사진에서 김영철은 이번 당 대표자회 회의장에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경희 당 경공업부장 옆자리에서 박수를 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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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도 중앙군사위에는 김 위원장과 아들 김정은 부위원장을 비롯해 정명도 해군사령관 등 천안함 사건의 지휘라인 4명이 모두 자리를 잡아 마치 천안함 사건 실행 지휘부를 옮겨 놓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정명도 사령관과 함께 천안함 사건 직후인 올해 4월 대장으로 승진한 이병철 공군사령관도 위원에 포함됐다.

김 위원장이 지난해 4월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국방위원회를 강화하면서 체제 유지를 위해 불러 모은 국가 무력행사기구의 책임자 모두 중앙군사위에 모였다. 국방위 소속 외에도 군 최고 지휘관과 보위부 보안부 같은 공안기관 책임자, 당 인사권을 총괄하는 조직지도부 부부장 등이 모두 포함됐다.

○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오른 이영호

김정은과 함께 부위원장에 오른 이영호의 급부상도 눈에 띈다. 통상 인민무력부장이 총참모장보다 서열이 위지만 이번 인사에서 김영춘 인민무력부장이 군사위원에 그친 데 비해 이 총참모장은 부위원장에 올랐다. 김영춘 부장은 김 위원장의 측근으로 분류할 수 있는 반면 이영호는 김정은의 사람으로 구분할 수 있다. 앞으로 군 경험이 일천한 김정은을 이영호가 측근에서 보좌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영호는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군단장급인 평양방어사령관을 지냈지만 김정은으로의 권력 승계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해 3월 일약 총참모장으로 승진하고 이번 인사에선 차수 칭호와 함께 당 정치국 내 ‘톱5’인 상무위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그가 북한에서 김정은의 가장 큰 신임을 받는 인물이라는 점을 입증해 준다. 이영호는 김정은의 고모부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과 만경대혁명학원 동문이기도 하다.

○ 정치국에선 후보위원이 실세?

김정은 후계구도에서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추정되는 장성택 당 행정부장은 정치국 후보위원에 머물렀다. 후보위원 그룹에 포함된 김양건, 김영일, 최룡해, 김평해, 우동측 등은 김정일 체제에서 실질적인 파워를 행사해온 사람들이다. 후보위원 15명의 평균 나이는 절묘하게도 김정일과 같은 68세다. 이는 정위원들의 평균 나이 78세에 비해 10세가 낮다.

따라서 앞으로 김정일을 보좌해 김정은 체제를 본격적으로 안착시키는 실질적 활동은 원로 그룹인 정위원보다는 후보위원들이 도맡아 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이들도 나이가 들면 김정은에게 원로 대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당 비서국 인사도 기존 김정일 라인의 인물들이 그대로 자리를 지켰다. 다만 지방에서 도당 책임비서를 하던 인물이 대거 노동당 비서로 중앙정치에 복귀한 것이 눈에 띈다. 최룡해(황해북도), 박도춘(자강도), 김평해(평안북도), 태종수(함경남도), 홍석형(함경북도), 문경덕(평양시) 시도 당 책임비서가 그들이다. 북한 도와 직할시 12개 중 절반의 지역 책임비서들이 중앙에 올라왔다.

이 중 문경덕 평양시 당 책임비서는 이번 인사에서 주목되는 또 한 명의 인물이다. 불과 53세밖에 되지 않은 그는 정치국과 비서국을 통틀어 가장 젊다. 그는 정치국 후보위원, 노동당 비서에 선임된 데다 수도인 평양시 당 책임비서까지 겸하고 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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