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정권의 3대 세습이 공식화된 가운데 최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서도 권력 세습을 정당화하려는 보도가 이어져왔다. 노동신문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남 김정은의 공식 등장을 앞두고 그를 컴퓨터로 대표되는 기술현대화의 상징으로 포장하는가 하면 김 씨 가문의 혁명역사를 강조하는 상징들을 집중적으로 지면에 실었다.
김 위원장의 가장 최근 모습은 13일 노동신문 1면에 실린 사진이다. 이 사진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외국으로도 전송됐다. 만포운화공장 현지지도를 촬영한 사진에는 특이한 구호판이 보인다. 김 위원장 뒤 건물 외벽에 ‘조선은 결심하면 한다’는 구호판이 설치됐다. 통상 북한의 구호판은 ‘건설하자’ ‘사수하자’ ‘∼를 높이자’ ‘∼가 되자’ 등 북한 내부를 향한 채찍질의 성격이지만 이날 구호판은 외부 세계를 향해 던지는 메시지였다.
11일 노동신문 1면에는 김치냉장고 같은 커다란 기계 사진(사진)이 등장했다. 기계 옆에는 ‘선군조선을 CNC 강국으로’라고 적힌 포스터가 놓였다. 컴퓨터제어기술을 뜻하는 ‘CNC’는 2008년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 이후 북한에서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외국어로서 김정은의 업적을 의미하는 상징으로 통하고 있다. ‘김정일의 선군정치’로부터 ‘김정은의 기술강국’으로 나가자는 의미로 해석된다.
또 김 위원장이 과거 여러 차례 건넜다는 철령고개 사진(8월 24일, 9월 5일)과 평양 시내 주체탑(9월 1일), 1987년 10월 촬영된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자료 사진(9월 9일) 등을 주요 지면에 게재한 것도 권력 세습을 정당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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