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이번 주에 발족할 비전위원회를 통해 구현할 전략적 목표다.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보수와 진보 진영에 속하지 않은 중간지대의 유권자, 특히 20, 30대 젊은 층의 지지를 끌어내는 게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
비전위원회는 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 산하에 두기로 했다. 당내에선 비전위원회 설치가 일명 ‘중원 포섭 프로젝트’의 출발점이 될 것으로 내다본다. 비전위원회는 남북관계와 복지 분야에서 유연한 정책 비전을 제시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상수 대표는 26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비전위원회는 진보 진영이 갖고 있는 통일과 복지, 서민정책의 좋은 점을 중도보수의 관점에서 합리적으로 발전시키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 대표의 발언은 당이 8월 말부터 정부를 상대로 대북 쌀 지원을 촉구하고, 어린 자녀가 있는 젊은 남녀나 신혼부부를 타깃으로 하는 ‘보육 지원’ 정책을 추진토록 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진보 진영의 전유물처럼 여기던 이슈를 보수 진영이 가져온다는 점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제시해 정치권의 화두가 된 ‘공정한 사회’ 이슈와도 궤를 같이한다.
안 대표는 비전위원회 구성 배경에 대해 “보수의 가치인 ‘노블레스 오블리주(사회지도층의 도덕적 책무)’를 지키면서 중도보수 개혁을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전위원회 위원장은 경제통인 나성린 의원이 맡기로 했다. 나 의원은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 출신으로 진보를 아우르는 보수 이념을 주창하는 한반도선진화재단의 부이사장을 지냈다. 나 의원은 이 재단의 박세일 이사장과 비전위원회의 활동 방향을 긴밀히 상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이사장은 17대 총선 당시 한나라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지냈고, 여의도연구소장과 당 정책위의장을 역임했다.
비전위원회는 통일, 복지 등 10개 분과로 구성되며 각 분과에는 당 안팎의 해당 분야 전문가 4, 5명이 들어가 활동하게 된다.
나 의원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내년 2월까지 분과별로 정책 초안을 작성한 뒤 당 내부 논의를 거쳐 새로운 비전을 발표하게 될 것”이라며 “통일과 복지를 중심으로 한 선진사회로 가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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