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서울중앙지검장까지 증인석에…청문회 정국 뜨거워진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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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차-천신일 씨도 증인채택

20일부터 시작되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여야의 뜨거운 공방이 예고되고 있다. 여권은 당초 청문 대상자 대부분이 여러 차례 검증을 거친 정치인과 공직자 출신이고 인선과정에서도 다시 검증을 했기 때문에 청문 절차 통과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낙관했으나 예상치 못한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8·15 전에 당정청 진용을 갖추고 광복절 경축사에서 제시한 국정운영 구상에 따라 집권 후반기를 ‘뉴 스타트’한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구상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야는 16일 ‘거물급’ 인사들을 인사청문 증인으로 대거 채택했다. 김태호 국무총리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 증인으로는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을 채택했다. 검찰은 김 내정자가 박 전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무혐의 결정을 내렸지만 야당은 다시 진실을 규명하겠다는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자’였던 박 전 회장은 지난해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출석하지 않았다. 그가 처음으로 국회에 증인으로 출석할 경우 노 전 대통령 수사를 포함한 ‘박연차 게이트’에 대한 민감한 발언이 나올 수 있어 주목된다.

총리 인사청문 증인 명단에는 노환균 서울중앙지검장과 대검 중수부장을 지낸 이인규 변호사, 우병우 대검 수사기획관도 포함됐다. 노 지검장은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불법사찰 의혹 수사를 지휘했고, 이 변호사와 우 기획관은 ‘박연차 게이트’ 수사를 담당했다. 서울중앙지검장이 국회 증인으로 채택된 것도 유례가 없는 일이다.

민주당은 불법사찰 의혹과 관련해 지식경제부 제2차관으로 자리를 옮긴 박영준 전 총리실 국무차장의 증인 채택까지 요구했으나 한나라당의 반대로 무산됐다.

이재오 특임장관 내정자에 대한 청문 증인에는 천신일 세중나모 여행사 회장이 포함됐다. 이 내정자와 천 회장이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연임 로비 의혹과 관련이 있다는 주장 때문이다. ‘대통령의 친구’로 야당으로부터 각종 공세를 받아온 천 회장이 국회에 증인으로 나오는 것도 처음이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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