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오 발언 파문]檢 “盧차명계좌 있다면 왜 숨겼겠나… 황당”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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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오 경찰청장 내정자의 노무현 전 대통령 차명계좌 관련 발언에 대해 검찰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검찰청 관계자는 15일 “노 전 대통령 관련 의혹은 당시 수사결과 발표에서 밝힌 것이 전부”라며 “조 내정자가 경찰 내부 강연에서 한 출처가 불분명한 발언에 대해 검찰이 일일이 확인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밝혔다. 다른 검찰 간부는 “어디서 무슨 이야기를 듣고 그런 발언을 했는지는 검찰이 아니라 조 내정자가 해명해야 할 문제”라고 했다. 노 전 대통령 사건 수사팀 관계자들도 “조 내정자는 검찰의 수사상황을 보고받거나 알 수 있는 위치가 아니지 않으냐”고 말했다.

검찰 내부에서는 조 내정자의 발언으로 인해 마치 검찰이 노 전 대통령 수사에 대해 뭔가 숨기고 있는 것처럼 의심받게 된 데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나왔다.

대검 중앙수사부는 지난해 노 전 대통령이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4차례에 걸쳐 640만 달러를 받은 혐의에 대해 수사를 벌이면서 관련자 진술과 형사 사법공조를 통해 확보한 송금자료 등을 토대로 노 전 대통령을 추궁했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이 직접 돈을 받았다는 사실을 입증할 확실한 물증을 확보하지 못한 데다 노 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서거로 여론이 부정적으로 돌아서면서 검찰은 수사를 중단했다. 실제로 수사 대상자의 사망으로 더는 실체를 규명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한 검찰 간부는 “차명계좌 같은 확실한 증거가 있었다면 검찰이 숨길 이유가 없지 않냐”며 “수사 결과 발표 당시 노 전 대통령의 혐의에 대한 구체적 증거를 공개하지 않은 것은 고인과 유족의 명예훼손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성철 기자 daw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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