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개각]친박계 “박근혜 대항마인가”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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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도전정신 높게 평가한듯

이명박 대통령이 6, 7배수 후보자 가운데 김태호 전 경남지사를 국무총리 내정자로 발탁한 것은 그가 걸어온 길에 묻어나는 도전정신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가난한 어린 시절, 농업고 졸업 후 농대 진학, 농업 교육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뒤 국회의원 보좌관을 거쳐 고향에서 시작한 풀뿌리 정치, 도의원(36세) 거창군수(40세) 도지사(42세)를 ‘쟁취한’ 성공 드라마에서 ‘청년정신’을 읽었다는 후문이다.

이 대통령은 6·2지방선거 패배 후 ‘도전하는 젊은 모델’과 ‘활력’을 자주 언급했다. 김 내정자가 외형상 이런 범주에 맞아떨어진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한 고위 참모는 8일 “이 대통령은 취업난에 상처받은 한국의 젊은 세대에게 ‘판에 박힌 틀에 얽매이지 말고, 도전해 성취하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싶어 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개인적으론 김 내정자와 별다른 인연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2대 시도지사협의회 회장을 맡았던 2004∼2006년 김 경남지사를 유심히 지켜봤다는 정도다. 김희정 대변인은 “동료 평가라는 게 참 무섭다”며 “옆에서 지켜보는 과정에서 김 내정자의 정치적 선택과 발언을 눈여겨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김 내정자가 어린 시절 농사일을 돕다가 팔에 생긴 무수한 상처를 기억하고 있다고 한다. 임기 후반기 동안 국민 앞에 몸을 낮추고, 삶이 고달픈 도시서민과 농어촌 주민을 보듬겠다는 대통령의 의지가 ‘총리 내정자의 팔뚝 상처’에 상징적으로 담겨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편 친박(친박근혜)계는 곱지 않은 눈으로 보고 있다. 구상찬 의원은 8일 “(차기 대선에 대비해) 박근혜 대항마를 키우려는 의도가 드러난다”며 “오해하기 딱 좋은 인사”라고 평가했다. 다른 친박계 의원은 “국정 경험보다 나이를 먼저 앞세운 인선 자체가 다른 정치적 의도를 드러내는 일”이라고 했다. 1962년생인 김 내정자는 대통령선거가 치러지는 2012년이면 만 50세가 된다. 잠재적 경쟁자인 박근혜 전 대표, 김문수 경기지사보다 각각 열 살, 열한 살이 어리다. 오세훈 서울시장보다는 한 살 적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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