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북 박한식 美조지아대 교수… “北, 남북정상회담 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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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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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체제 붕괴 않을 듯”

재미 한인 정치학자인 미국 조지아대 박한식 석좌교수(71·사진)는 13일 “북한이 천안함 폭침사건 이전으로 남북관계가 정상화되길 바라고 있으며, 정상회담에 대한 의지도 피력했다”고 밝혔다.

이달 3∼8일 북한에 다녀온 박 교수는 이날 서울 마포구 동교동 연세대 김대중도서관 컨벤션홀에서 ‘김대중을 사랑하는 사람들’(이사장 김홍업) 주최로 열린 ‘박한식 대석좌교수 초청강연회’에서 방북 기간 평양에서 만난 북한 고위 당국자의 말을 빌려 “북측이 남북관계 정상화를 희망했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북한 고위 당국자에게) 정상회담은 가능한가를 물었더니 ‘지금 서두를 수는 없지만 남북합의서에 나온 절차들이 다 마련됐다고 하면 가능하다’고 했다”며 “북한은 개성공단 사업과 금강산 관광도 재개되기를 바라고 남북관계가 천안함 사건 이전으로 정상화되길 바랐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남측 지인들에게 이런 북측의 의사를 전달했으며, 이들은 “대통령께서도 정상회담을 원하신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건강 악화설 이후 불거지고 있는 북측의 ‘체제 불안설’에 대해서는 “북한에서 김일성 주석의 비중은 우리가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 무겁다”며 “그를 업고 있는 김정일과 그 김정일을 업고 있는 김정은을 거스른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위원장이 5년 더 산다고 하면 (체제에) 문제가 없고 1, 2년 산다고 하면 약간의 조정기간이 있을 테지만 절대 북의 체제가 붕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박 교수는 현 정부의 비핵화 중심 대북정책에 대해 “북한은 두 가지 조건만 형성되면 미련 없이 핵을 포기할 것”이라면서 “두 가지 조건은 미국이 북한 주변에 배치한 군대의 목적을 달리 설정하는 것, 북한 주변에 다자간 지역안보체제를 확립해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북한을 ‘비핵화할 대상’이 아니라 ‘함께 세계 비핵화를 만들어갈 동반자’로 초청한다면 북한의 비핵화를 훨씬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박 교수는 1963년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1970년 미국 조지아대 정치학과 교수로 부임했다. 현재 조지아대 부설 세계문제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는 그는 올 4월 한반도 평화 등에 기여한 공로로 미국 모어하우스대가 주는 ‘간디·킹·이케다 평화상’을 수상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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