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별 작품’ 남긴 행정학자 정정길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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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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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개편 틀 짜는 데 전력
‘소통 중시’ 철학 반영해

7일 발표된 청와대 조직개편은 곧 물러날 정정길 대통령실장(사진)의 ‘마지막 작품’이라는 평가가 많다.

청와대 측에 따르면 정 실장은 6·2지방선거 당일 저녁 ‘사퇴 선언’을 한 뒤 국정과제의 우선순위 설정과 정부의 일하는 방식 개선에 주력해 왔다. 행정학자 출신으로 2년 가까이 대통령실장으로 재직하면서 축적한 노하우를 청와대 조직개편에 쏟아 붓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 왔다는 것이다.

정 실장은 특히 사회통합수석비서관실 신설에 큰 관심을 쏟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 실장은 그동안 “국민과 소통하는 틀을 짜놓고 떠나고 싶다”는 말을 자주 했다. 평소 직원조회 때도 “국책과제를 추진할 때 ‘내가 의견을 들었다’는 데 그치지 말고, 사전에 설명하고 반대의견을 경청하고 반영 불가능한 것은 왜 그런지를 충분히 설명하는 노력이 진짜 소통”이란 말을 반복해 왔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 실장은 신설된 사회통합수석실이 자신의 소통철학을 구현해 주기를 바라면서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직개편에 쏟은 애정 때문인지 정 실장은 7일 오전 조직개편안 언론브리핑도 직접 하려고 했다. 대통령실장이 직접 언론브리핑을 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하지만 실제 발표는 이동관 홍보수석비서관이 맡았다.

한 관계자는 “국무총리 교체 여부나 후임 비서실장 인선 등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정치 관련 질문에 정 실장이 충분히 답하기 어려울 것 같아 홍보수석만 나서기로 계획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직접 설명이 무산된 데 대해 정 실장도 아쉬워했다는 후문이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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